리뷰/영화이야기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 ‘나의 소녀시대’

朱雀 2016. 5.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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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의 소녀시대’의 포스터를 접했을 때만 해도 ‘유치할 것 같다’라고 여겼다. 게다가 대만 작품이라니. 촌스러운 주인공들의 차림만큼이나 완성도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곡성’을 보고 나서 찝찝한 기분을 지우기 위해 급작스럽게 선택하고 나선 무척이나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보고 나서 작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선입견을 가진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영화는 1994년 평범한 소녀 린전신과 학교짱인 쉬타이위의 학창시절을 담고 있다. 물론 ‘추억’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고, 대책없이 청춘들이 빛나보인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소녀시대’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된 이유는 ‘도대체 1990년대 대만인의 이야기와 한국인인 나와 접점이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접점이 의외로 있음에 놀라게 되었다. 린전신은 류덕화의 부인이 되기를 꿈꾸는 소녀다.





이때는 홍콩영화의 전성기로 주윤발, 류덕화, 곽부성은 물론이요, 왕조현, 관지림, 장만옥 등등이 여신으로 우리에게 군림하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린전신과 쉬타이위의 모습에선 우리네 학창시절에 충분히 대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순수하고 풋풋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린전신은 어느 날 자신의 책상에 들어온 편지를 보고 가슴 설레인다. 그러나 편지를 뜯어보니 그 유명한 ‘행운의 편지’였다. 린전신은 세 통의 편지를 고민끝에 주임선생과 인기만발인 타오민민 그리고 학교짱인 쉬타이위에게 보내게 된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쉬타이위는 자신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낸 이가 린전신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자신의 하인처럼 부리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각각 학교에서 인기남과 인기녀를 좋아하는 사실을 알고 서로를 위해 도와주기로 한다.






그리고 예상하는 대로 두 사람은 그 과정에서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나의 소녀시대’는 분명히 ‘추억’을 되새기게끔 한다. ‘그땐 참 좋았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시리즈와 분명히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나의 소녀시대’가 단순히 추억팔이와 감성팔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추억을 통해서 오늘을 되돌아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린전신은 회사에서 팀장으로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애인에게 무작정 끌려다니고,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회사내의 모순을 그냥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10대때 린전신은 분명히 맹한 구석도 있고, 대책없이 착한 여학생 이었지만 쉬타이위가 누명을 쓰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잘못된 것에 항의하고 싸우는 인물이었다. 추억을 되돌아보고 다시금 현실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린전신의 모습은 분명히 관객에게 울림을 준다.





‘나의 소녀시대’는 로코물이다. 따라서 웃음이 만발한다. 대책없는 린전신의 행동과 엉망인 외모는 그녀가 대책없이 망가지면서 더욱 웃음을 배가한다. 여기에 학교짱이지만 함께 맥주를 마시고 롤러장에 가는 일탈을 통해서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는 쉬타이위는 분명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특히나 린전신의 외모가 변해서 등장하는 장면은 분명히 인상적이었다. 사랑에 빠진 수줍은 두 주인공의 모습은 괜시리 관객의 얼굴에 미소를 띄우게 만들고, 그들이 서로를 좋아함에도 어긋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우리를 눈물 짓게 한다.



‘나의 소녀시대’는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감동시킨다. 또한 뜻밖의 반전을 통해서 쉬타이위가 얼마나 린전신을 좋아하고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를 알려주며 찐한 감동을 준다. ‘나의 소녀시대’는 마치 ‘첫사랑 영화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 만큼 ‘나의 소녀시대’는 매우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마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들은 별 다른 후회없이 무공해 로코를 맘껏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촌스러운 패션과 테이프를 듣는 그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 한번 보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영화, 무엇보다 추억을 단순히 추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끔 만드는 영화. 그게 ‘나의 소녀시대’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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