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수저를 계속 부르는 나베요리, 연남동 나베식당

朱雀 2016. 10.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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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베’는 일본어로 냄비 또는 냄비요리를 뜻한다. 내가 연남동에 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가 연트럴파크를 걷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매일 격무에 시달리는 그녀는 주말이나 휴일이면 공원으로 산으로 나가서 걷기를 좋아한다.


원래는 꽤 걸을 예정이었지만 가을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우리는 급하게 홍대입구역에 도착하자마자 점찍었던 ‘나베식당’을 찾아서 골목길을 걸었다. 이젠 스마트폰으로 내 위치를 찍어서 지도를 볼 수 있는 시대라 처음 가는 길, 그것도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찾아서 거침없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두고 난 뱅뱅 돌고 있을 무렵. 그녀가 말했다. ‘어! 여긴데?’ 아! 이런 정말이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을 이럴 때 써야겠다. 최첨단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다 와서 헤매다니. 역시 아무리 문명의 이기가 뛰어나도 역시 쓰는 사람이 똑똑해야 한다. 


뭐 대신 똑똑한 여친이 있으니 다 된 일이지만 말이다. 물기를 털어내고 반지하(?)에 위치한 나베식당으로 들어갔다. 고작 5개의 테이블이 전부다. 아. 정말이지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만나는 식당들은 정겨워서 좋다. 이번에 찾은 ‘나베식당’만 해도 정말 미로 한복판에 위치한지라 찾아오지 않으면 못 찾는다.


물론 처음에 온 이들 중에는 우연히 연남동 길을 걷다가 온 이도 있겠지만. 메뉴는 고민끝에 김치돈까스나베(7,500원), 모듬까스(15,000원), 카스틸 바리스타 초콜릿 쿼드(13,000원), 카스틸 블론드(10,000원)을 시켰다. 김치돈까스나베는 맨위에 있는 메뉴라 가장 이곳에서 일반적인 메뉴일거라 시켰고, 모듬까스는 맥주 안주로 좋을 것 같아서 였다.


단무지와 깍두기, 샐러드가 기본 제공된다.


결론적으로 조금 아쉬운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이곳의 나베가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무래도 비가 영향을 크게 끼친 것 같다. 물론 김치돈까스나베는 훌륭했다. 김치찌개 비슷한 맛이 났지만 거기에 더해 돈까스가 올라간 탓에 튀김과 튀겨진 돼지고기에 맛이 더해지고, 거기에 뭔가가 더 해진 것 같았다. 내가 절대미각이 아니라 이 정도가 소감의 전부다.

김치돈까스나베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익숙한 김치찌개맛에 돈까스가 더해져서 튀김과 돼지고기가 더해지고 거기에 최소한 한두가지는 더해진 것 같다.


반면 모듬까스는 괜찮긴 했지만, 돈까스김치나베가 너무 인상적이라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물론 바삭하게 튀겨진 모듬까스를 먹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러나 비 온 탓인지 돈까스김치나베가 더욱 손이 갔다. 다음에 오면 나베요리를 두개 시키든지 아니면, 안주로 크게 하나 시켜서 먹어야 겠다.


옆 테이블의 일행은 나베를 안주로 하나 크게 시켜서 소주에 곁들여서 먹으며 불콰해져 비오는 날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시킨 카스틸 블론드는 적당히 쓰고 풍미가 넘치는 맥주였는데, 그녀가 시킨 카스틸 바리스타 초콜릿 쿼드는 초콜릿 맛이 조금 나는 것도 같고 커피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무엇보다 도수가 너무 세서, 마치 맥주와 소주를 섞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김치찌개를 좀 색다르게 먹고 싶다면? 나베식당은 당신에게 좋은 대안을 줄 것 같다. 게다가 나베식당이 위치한 곳엔 제법 이름난 맛집들이 즐비하게 있다. 그런 맛집들을 찾아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것도 휴일날 당신에게 괜찮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 같다. 물론 주택가니 최대한 조용하게 지나가는 매너는 필수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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