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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스(HARBS)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케이크전문점 중 하나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우리로선 찾아갈 수 밖에 없는 맛집이었다. 한큐삼번가까지 찾아가선 지하 1층에서 하브스를 찾지 못해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봤더니, ‘옆으론 돌면 됩니다’라는 안내를 받곤 좀 어이가 없었다.


정말 겨우 10미터만 코너를 돌아가면 있는데 왜 이걸 찾지 못했을까?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은 이럴 때 쓰라고 선조들께서 만든 것 같다. 어찌되었건 우린 메뉴판을 보면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원래는 계절한정이란 딸기 케이크를 시키고 싶었으나. 아뿔싸! 이미 모두 판매되었단다. 아니 이제 고작 낮 12시를 조금 넘겼건만 벌써 다 팔렸다니. ‘얼마나 맛일길래!’ 라는 볼멘 소리가 상대를 찾지 못하고 허공을 맴돌았다.


아쉬운대로 역시 한정메뉴인 초콜릿 케이크(680엔), 레어 치즈 케이크(600엔), 밀크레이프(780엔)을 시켰다. 음료는 아이스 커피(600엔), 실론티(650엔)을 각각 선택했다. 

레어 치즈 케이크

레어 치즈 케이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레어했는데, 포크로 찍으니 거의 생크림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입 맛보니 그 부드럽게 입속으로 녹아드는 레어 치즈의 맛과 향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초콜릿 케이크 역시 풍부하고 진한 초콜릿 맛을 선보였는데, 잘게 자른 호두가 들어가서 중간 중간 초콜릿의 쓴맛을 잡아내서 더욱 맛있게 다음 한입을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초콜릿 케이크


레어 치즈 케이크는 한쪽 면에 고소한 으깬 땅콩을 얹었는데, 레어 치즈 케이크와 좋은 궁합을 이루었다. 레어 치즈 케이크는 치즈의 느끼함을 최소한으로 하고 그 특유의 풍미를 최대한 뽑아냈고, 초콜릿 케이크 역시 초콜릿 특유의 쓴맛을 최대한 억제하고 단맛 역시 깔끔하게 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일 맛있는 건 역시 밀크레이프!


그러나 역시 최고는 밀크레이프였다. 계란을 베이스로 만든 크레이프를 한겹한겹 쌓아올렸는데, 그 사이에 크림과 바나나, 멜론 등의 과일을 넣어 켜켜이 쌓아올렸다. 다른 케이크와 달리 밀크레이프의 다른 구조(?) 때문에 나이프로 잘라먹어야 했는데, 크레이프와 크림과 과일의 환상적인 조화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실론티

크레이프는 자체가 아무래도 계란이다 보니, 강렬한 계란과 버터맛에 처음엔 맛있게 먹다가도 이내 즐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여긴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마치 걸신들린 듯이 허겁지겁 먹게 되었다. 나름 미식여행이라 최대한 맛을 음미하며 먹으려고 하는데, 점심을 먹고 와서 이렇게 3일 굶은 듯 케이크를 먹은 우리를 보곤 서로가 머쓱해했다.

아이스커피


그만큼 하브스의 밀크레이프는 매력적이었다. 만약 이 근처를 가게 된다면 꼭 가보시길 권한다. 오사카 케이크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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