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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도 내 일행은 실수를 했다. 나름 여유를 갖고 나왔는데 아무래도 깜빡한 모양이었다. 와이파이 에그를 놓고 왔다. 덕분에 우린 몇번이나 길을 헤맸다. 그것도 왔던 길을 다시 가는. 승해는 무척이나 미안해했지만, 생각해보면 둘 다 초행길이다.


모르는 길을 가다보면 헤매는 것은 당연한 일. 살짝 힘이 빠지긴 했지만, 식당 리스트업도 안하고 길도 미리 확인하지 않은 나로선 동행에게 ‘너 똑바로 안하냐?’라고 말할 수 가 없었다. 아니 말할 자격이 없었다.


어찌되었던 약 30분 정도 헤맨 끝에 우린 이틀 날 첫번째 식당인 부도테를 찾아가게 되었다. 이곳은 경양식이었다. 우리는 오전 11시를 조금 넘겨서 갔는데, 원래는 길이 줄게 늘어선다고. 아직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거의 꽉 차 있었다.

약간의 헤메임 끝에 찾아가 부도테. 오사카의 지하도는 거미줄 같아서 정말 헤매지 않기 어려운 듯 싶다. 부도테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지 한글 메뉴판이 제공되었다. 물론 어딘가 어색하고 틀린 한글이 존재하지만. ^^


우린 많이 주문한다는 A세트(910엔)과 스테이크&햄버거 세트(1,230엔)을 시켰다. 종업원은 물과 함께 스테이크에 찍어 먹을 소스(처음엔 색깔만 보고 간장인 줄 알았다)와 수프를 가져다 주었다. 처음 수프를 보곤 잘 못 들은 줄 알았다. 아무리 봐도 미소된장국 같았기 때문이다.

소스(왼쪽)과 수프. 그냥 봐선 정말 미소된장국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데 맛은 감칠맛이 넘친다. 그런데 이 이후로 이런 거의 똑같은 수프를 여러 군데서 맛봤다.

우리는 이제서야 혼밥족을 위한 공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은 아예 혼밥이란 단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혼밥족을 위한 좌석이 좌르륵 준비되어 있다.


컵을 들어 마셔보니 다시마와 계란맛이 나면서 뭔가와 비슷했다. 승해가 말했다. ‘라면수프’. 감칠맛 때문일까? 어렵게 찾아온 집에서 라면수프 맛이라니? 뭐랄까? 며느리도 모른다는 비법이 사실은 ‘라면수프’였다는 반전만큼이나 기분이 묘했다. 


여하튼 물에 가까웠지만 굳이 따지자면 수프에 가깝다는 데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스테이크 & 햄버거 세트는 한쪽엔 약 네점 정도의 고기가 있고 계란에 뒤덮인 햄버거, 새우튀김 하나, 감자, 그리고 숙주 등이 눈에 띄었다.

가장 많이 시킨다는 A세트

스테이크&햄버거 세트

A세트는 햄버거, 감자고로케, 새우튀김과 샐러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스테이크&햄버거 세트에서 스테이크는 흔히 스테이크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그 스테이크의 맛이었다. 잘 익은 소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소고기는 살살 녹고, 햄버거 역시 씹히는 질감이 참으로 좋았다.


계란에 덮인 햄버거는 씹히는 질감이 참으로 좋았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아는 맛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그저 조금 더 부드럽고 식감이 좋고, 튀긴 부분은 지극히 바삭했고, 햄버거 역시 그랬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별 네개 이상을 받을 집이지만. 이곳은 오사카다.


일본에선 튀김이나 햄버거류를 잘 하는 집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집은 그런 면에서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그래서 부도테 입장에선 다소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별 세개반 이상을 주지 못하겠다. 그러나 분명히 저렴한 가격과 우리가 햄버거와 튀김류에 원하는 맛은 충실하게 이끌어내는 데선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것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는 기다리는 동안 찰박찰박하며 햄버거를 빚는 소리가 내내 들렸다. 그 찰진 소리는 식욕을 더욱 돋구어 주고, 식당안의 사람들에게 ‘이곳이 정성을 다해 만드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끔 만들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이곳 역시 다시 가고 싶어진다. 한국에 돌아오니 오사카의 맛집들이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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