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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식여행을 떠나면서 결심한 게 있다. 바로 ‘아는 만큼 느끼는 만큼 쓰자’였다. 많은 한국인 그렇지만 나 역시 ‘뭘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영어를 하면 원어민처럼, 수영을 하면 거의 선수처럼. 취미로 살사댄스를 춰도 세미프로에 가깝게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지만 타고난 천재가 아니고서야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자해야만 흔히 말하는 고수가 될 수 있다. 살사 댄스를 ‘좀 춘다’는 소리를 듣는데 무려 3년이 걸렸고, 그 사이 쓴 돈은 거의 천만원을 호가한다. 차 한대 값을 허공에 뿌린 것이다. 어찌보면 이건 바보짓이다.



내가 살사 댄스를 배워서 강사가 되거나 댄서가 될 일도 아니었다. 만약 내가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당시 나는 그런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보면 현실도피를 위해 난 그 당시 살사 댄스를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그럴 것이다.


이번에 ‘파티스리 라비루리에’에서 미제라블(Miserable:500엔), 해리슨(Herisson: 520엔 ), 카놀레(Cannele: 260엔), 타르트 마론(Tarte marron: 350엔)을 시켜먹으면서 좌절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강렬한 맛이나 익숙한 맛이 아니라, 뭔가 미묘한 맛을 주었기 때문이다.


럼을 넣은 카놀레의 경우는 한국에서도 몇번 먹은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제법 촉촉한 카놀레는 ‘디저트란 이런 것이다’라는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개를 먹으면서 뭐라고 하면 좋을 지 할말을 잊었다.

국내에서도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카놀레


맛이 없었던 건 아니다. 별로 였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쪼렙이 만렙들이 먹는 디저트를 먹은 기분이랄까? 파티스리 라비루리에는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은 오사카에서 꼭 찾아와서 먹는 다는 성지(?)에 가까운 곳이다.


특히 일본 맛집 사이트 평가에선 항상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해리슨의 경운 크림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놀랐고, 미제라블의 경운엔 안에 말린 과일이 들어가서 더욱 맛을 배가시켰다. 타르트 마론은 제법 맛있게 먹었다.

해리슨

                             미제라블

그러나 맛을 표현할 생각을 하니 그야말로 아득해졌다. 왜냐하면 세 개 다 낯선 맛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이 선명하질 않고 약해서 그걸 표현하기 위해선 이런 디저트류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거나, 파티쉐가 아니면 힘들 것 같았다.

타르트 마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아는 바가 적어서 파티스리 라비루리에의 진가에 대해 밝힐 수 없는 점이 내내 아쉬웠다. 조만간 다시 찾을 예정.


파티스리 라비루리에의 특징은 디저트들의 크기가 매우 작아서, 남자라면 한두입 정도, 여자라고 해도 몇입 정도에 뚝딱 해치울 정도다. 작은 크기도 크기지만, 맛이 섬세하고 정성이 많이 깃들여져 있어서 마치 초봄에 내린 눈처럼 순식간에 입안에서 사라질 정도다.


테이블은 딸랑 두 테이블 밖에 없어서, 손님들은 주로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편이다. 토요일 저녁 7시쯤 방문했는데,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진열장이 휑해보일 정도로 많이 팔려나가 버렸다. 이곳의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쉽게도 일정상 이 곳을 다시 찾아가지 못했다. 다음에 만약 오사카에 가게 된다면, 일찍 찾아가서 먹어보지 못한 다른 디저트들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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