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주접떨기(시사)

도심 대규모 집회 금지? 10년 아니 20년전으로 간 공안시계

朱雀 2009. 5. 20. 21:10
728x90
반응형

관련뉴스 <- 클릭하세요!

미친 거 아냐? 뉴스를 본 순간 요새 유행어가 떠올랐다. 도대체 이놈의 정부는 ‘잃어버린 10년’을 노래하더니, 10년 아니 20년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희극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온다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

만약에 누가 2년 전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으면서 ‘말도 안돼!’라고 단언했을 것이다.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고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한 이 시기에 현재와 같은 공안정국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바로 그런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고 있다. 오늘자 신문을 보니 대통령은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돼 한국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라고 했다. 참으로 헛웃음이 나오는 대목이다. 백골단이 부활하고 몽둥이 세례도 부족해, 물대포에 최루액까지 섞어 쏘는 건 부끄럽지 않은가? 무분별한 폭력진압으로 인해 얼마 전 일본관광객이 고초를 겪은 건 전 세계적인 망신이 아닌가? 인터넷실명제를 외국기업한테까지 강요해 결국 구글 코리아가 거부한 것은 전 세계적인 가십이 아닌가?

집회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이자 권리다. 왜 시민이 길거리로 뛰어나와 힘들게 구호를 외치고 투쟁하는가? 남겨진 수단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연대하고 길거리에서 시위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거다.

여태까지 세계사를 보면 국민의 소리를 무시하던 정부는 모두 망했다. 지금보다 못살고 국민의 의식이 못한 시기에도 국가가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보장하지 않 을때 모두들 결국 분연히 일어서고 말았다.

대규모 시위가 무섭다는 건 이해한다. 군중이 몇만 아니 몇십만 이상 모이면 걷잡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노동계는 무차별적인 파업만 선언하고 시위를 하려들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분명히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그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들어주지 않는 거다.

무조건적으로 짓밟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최소한의 숨구멍은 터줘야 정권이 유지될 수 있는 거다. 그 최소한마저 막아버린다면? 그 다음은 걷잡을 수 없는 폭주만이 있을 뿐이다.

서구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그냥 생겨난 게 아니다.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계속해서 영위하고 후손에게 안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생겨난 거다. 최소한의 기부를 통해 “자 봐라! 난 내가 본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내 부는 아름답고 효율적인 것이다”라고 선전하는 거다. 그런 걸 보고 가난한 대다수의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난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라? 최소한의 기부마저 부자들은 거부하는 형국이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힘들고, 대다수의 국가가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두고 있다. 우리만 반대로 부자감세하고 서민에게 더 걷어들이는 판국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특히 발달해 시민의식이 매우 높은 편이다.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예전엔 ‘검열’을 통해 방송에 나오지 못했던 것들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블로그와 까페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촛불시위가 계속 커진데는 방송의 위력도 있었지만, 인터넷을 통한 전파도 단단히 한몫을 처리했다.

시위는 국민이 택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 수단을 막는다면, 그땐 정말 손에 뭔가를 들고 일어설 수 밖에 없다. 오늘날 노동자들이 원하는 건 단 한 가지 ‘생존권’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것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그마저도 무조건 힘으로 억누르려 한다면, 그땐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