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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종신대통령을 꿈꾸던 박정희는 가장 믿었던 측근에 의해 총을 맞고 사망했다. 그의 죽음과 더불어 박정희는 한국 현대사와 이별해야 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을 보면 그의 망령이 곳곳에서 웃으며 활개치고 다는 것 같아 몸서리치게 무섭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자! 박정희 대통령이 피격되자마자 12.12사태로 전두환 역시 총칼로 쿠테타를 일으켜 나라를 찬탈했다. 독재자 박정희가 한 행동을 보고 얻은 ‘학습효과’였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시기를 거쳐 마침내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바야흐로 진정한 문민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우린 박정희의 망령 밑에서 신음해야 했다.

전두환은 박정희보다 더한 무력으로 사회 전반을 압박하고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 하고자 했다. 마음 같아선 종신 대통령을 하고 싶었겠지만, 박정희의 비참한 말로를 본지라, 결국 약속대로 2인자 노태우에게 정권을 위임하고 백담사로 가서 참회(?)하며 지냈다. 그때 우린 박정희의 망령이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보라! 오늘날 곳곳에서 보이는 박정희의 망령을. 3일전 대한문 시민 분향소는 보수단체에 의해 두 번째로 강제철거를 당했다. 불과 몇십미터 거리에 있던 경찰병력은 방관했고, 이후 나타난 중구청 직원들이 잔해를 치웠다. 얼마전 경찰병력이 무참하게 철거한 후 두 번 째 폭력행위였다. 이건 독재자 정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KBS 정연주 사장은 국세청과 검찰청을 동원해 결국 퇴임시키고 현재 고소중이며, 한예종의 황지우 총장은 결국 압력을 견디다 못해 사임했다. 공직자는 물론이요, 대기업 곳곳에 이명박 진영은 자신들의 사람들을 낙하산 투하하고 있다. 마치 퇴임후에 안전을 보장 받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엊그제 동대문 시장에 나타나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그러나 대통령이 청맹과니요, 벽창호란 사실은 시민과 나눈 대화에서 드러난다. 대형마트 때문에 죽겠다는 상인들에게 법으로 진출을 만든 건 불법(?)이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고 했다.

법은 얼마든지 개정이 가능하다. 만약 지금 법으로 어렵다면 국회에서 합법적으로 한나라당의 의석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이건 의지의 문제지 적법성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약과다. ‘4대강 살리기’를 보자. 이건 누가봐도 대운하 사업이다. 근데 곧 죽어도 4대강 살리기란다. 도대체 둑을 쌓아 물길을 막고, 시멘트를 발라 물과 땅을 분리시키고, 바닥을 파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어떻게 자연을 지키고 살리는 행위란 말인가? 언어도단이요, 멀쩡히 눈뜬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행위다.

그뿐인가? 경찰과 검찰과 국세청은 현 정권의 xx가 되길 마다하지 않고 있다. 현 정권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행동을 취하면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가한다. 국회의원이든 교수든 상관없다. 무조건 구속하고 여차하면 그 자리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사회는 독재자 박정희 시대와 별반 다른 것이 없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고문만 빼놓고 다한다지만” 이건 고문보다 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고 후세에 그렇게 기억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정희 처럼은 안될 것이다.

박정희 땐 언론장악이 가능했다. 물론 오늘날 언론장악은 가능하다. 그러나 인터넷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내는 꾸준한 작업(?)을 통해 막는 다 치자. 외국은 어쩔건데? 결국 진실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우리의 현실을 외국에 알리고, 그의 실상을 낱낱이 까발릴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가 무서운 것은 오늘날 많은 이들을 그를 우리 민족의 구원자로 여기는 행태다.

박근혜를 보자. 그녀는 뚜렷한 정치철학도 업적도 없다. 그녀는 그저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자아내는 상징일 뿐이다. 그러나 그녀가 말을 하고 행동을 하면 수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따른다. 지난번 ‘친박연대’가 얻어낸 표를 보라. 박정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통용되는 살아있는 권력이다. 만약 그녀가 다음번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독재자의 딸'이란 이유 하나로 대통령에 당선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의 문민정부 동안 박정희 쿠테타는 결국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만큼 그 세력들이 막강하다는 이야기다. 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잡자마자 전 전권의 인사들을 모조리 내쫓았고, 그것도 부족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 타살’했다. 뭐라고 변명하든 그들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을 죽게 만든 것이다. 그들은 한번 죽인 것으로도 부족해 검찰은 수사가 정당했다고 말하고, 대한문 분향소는 두 번이나 부숴버렸다. 부관참시도 이런 부관참시가 없다.

지금 상황이 더 가면 김대중 대통령마저 위험해질지 모른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한 발언 때문에 그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눈에 가시로 여기니까.

오직 ‘경제성장’만을 앞세워 그 외의 모든 것은 철저히 배격되던 시대. 폭력이 정당화되고 정권에 불만을 품은 이는 모두 ‘빨갱이’가 되고, 힘없고 소외받은 이들은 계속해서 외면하는 사회. 겨우 10% 안 되는 최상위 계층을 위해 대다수의 국민이 희생해야 하는 사회. 노동자가 정당한 자신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모든 잘못의 결과는 떠앉는 사회. 현 정권이 하는 일은 모두 옳은 것이고, 이에 반대하는 것은 무조건 틀리고 억압되어 하는 사회. 당사자가 모욕감을 느끼지 않아도 검찰이 알아서 수사해주는 빅브라더의 사회.

오늘날 대한민국은 독재자 박정희가 뿌려놓은 씨앗들이 싹을 틔워 만개한 세상이다. 광복이후 이승만이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은 이후 대한민국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박정희는 쿠테타로 거기에 '더 이상 최악이 존재할 수 없는 최악’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현재 여전히 많은 이들은 박정희를 시대의 구원자요, 민족의 지도자로 여긴다.

관제보도가 얼마나 국민들을 세뇌시켰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리라. 현정권의 인사들은 그걸 보고 따라하기 위해 열심히 애쓴다. KBS와 YTN을 장악했고 조만간 MBC도 그걸 태세다. 6월 강행처리한 미디어법으로 한계례와 경향은 물론이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매체는 싸그리 없앨 작정이다.

눈에 가시인 인터넷도 차근차근 국회에서 여러 입법절차를 거쳐 단단히 누를 기세다. 이미 미네르바 사태로 학습효과를 얻은 네티즌들은 스스로 검열하는 통탄스러운 상황에 다달았다.

박정희가 여태까지 살아있다면 뭐라 했을까? 6월 25일부터 극장에서 방송을 다시 시작한 ‘대한늬우스’를 보고 흐뭇해 하지 않았을까? 비록 교련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이루어지는 예비군과 민방위 제도는 그가 뿌린 군사문화가 일상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박정희의 육체는 1979년 죽었을 지 몰라도, 그의 뜻과 의지는 여러 사람을 통해 계승되어 200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융성하게 피어나고 있다. 바로 독재자의 공안통치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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