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하늬는 연기자로 진화중!

朱雀 2010. 3. 4. 09:48
728x90
반응형



 

<파스타>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몹시 격하게 눈길이 가는 인물이 한명 있다. 바로 이하늬가 연기하는 오세영 쉐프다. 처음 이하늬를 보았을 때만 해도 오만상을 찌푸렸다. 그녀를 처음 본 <파트너>가 떠오른 탓이었다!

<파트너>에서 이하늬는 팜므파탈 한정원 변호사 역을 했지만, 어색한 연기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분명 그녀는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지만, 드라마와 맞지 않는 큰 성량의 발성은 극의 흐름을 번번히 깨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파트너>를 불과 초반 몇화를 보고 포기하게 된 것은 이하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이후 <파트너>의 내용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인터넷 등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되었지만, 워낙 이다희의 열연덕분에 별다른 흥미가 일지 않아 끝까지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서 엘 우즈 역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운이 좋네’라고만 생각했다. 이하늬는 편견을 갖기 쉬운 인물이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그녀는 2007년 미스 유니버스에서 무려 4위에 입상하며 큰 화제를 뿌리게 된다.

게다가 어머니는 무형문화재이자 이화여대 교수인 문재숙이며, 자신은 서울대 국악과를 나온 그녀의 학력은 그야말로 ‘엄친딸’로 분류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미모도 출중하고 집안도 좋고 학벌까지 좋은 너무나 완벽한 인간이다.

그런 그녀가 드라마 <파트너>에 나와 어설픈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며 ‘신은 공평하다’라는 자평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파스타>를 시청하면서 이하늬를 미인대회 입상자가 아니라 연기자로 다시 보게끔 되었다.

 

우선 이하늬는 <파트너>에서 드라마와 맞지 않던 발성이 완전히 고쳐졌다! 게다가 오세영 쉐프는 이하늬만큼이나 완벽한 여성이다. 이태리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내 방송 출연과 요리 관련 책자를 내며 ‘스타 요리사’인 오세영은 극중 서유경(공효진)의 우상인 인물이다.

그러나 오세영에겐 ‘원죄’가 있다. 바로 이태리 유학 당시 사랑에 빠진 최현욱(이선균)에게 이기기 위해 졸업시헙 전날 그가 요리에 쓸 와인을 망쳐버린 일이다.

덕분에 졸업시험에서 1위를 한 그녀는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지만, 사랑하는 최현욱을 잃은 그 일은 내내 그녀의 양심을 찌르며 요리에 더더욱 채직찔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하늬가 연기하는 오세영은 멋진 인물이다. 너무나 멋져서 인간미가 없을 정도다. 그녀는 사랑하는 최현욱을 차지하기 위해 라스페라의 주방에 쉐프로 추천할 정도지만, 서유경과 페어플라이를 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모두 털어놓고, 자신의 연적에게 요리에 대한 조언을 줄 정도로 너무나 완벽한 인물이다.

게다가 서유경을 사랑하는 최현욱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는 깨끗하게 물러나는 너무나 멋진 정신의 소유자다. 거기에 더해 17화에선 자신이 이태리 유학시절 한 부정행위까지 스스로 언론에 공개할 정도로 너무나 선한 인물이다.

 

덕분에 이하늬가 연기하는 오세영은 나름 매력적이지만, 공효진이 연기하는 서유경에게 범접할 만큼 매력적인 인물은 되지 못한다. 뭐랄까? 극의 진행을 돕는 조연 캐릭터로는 나름 괜찮지만, <아이리스>의 김소연처럼 주연을 능가할 정도로 캐릭터까진 되진 못한다.

물론 이하늬와 공효진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뼛속까지 연기자인 공효진과 이제 연기에 눈을 떠가는 이하늬는 상대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하늬는 빠르게 성장중이라고 여겨진다. <파트너>에서 마냥 예쁘게만 나왔던 이하늬는 <파스타>에서 아름다움을 포기했다. 대신 요리사 오세영으로만 내내 비췄다. 그녀는 ‘세가지 맛 파스타’를 완성하고, 육수를 바꾸기 위해 남자 요리사들의 권위에 맞서는 당당한 여성 쉐프로 임했다. 서열이 엄격하고 남성 권위주의가 판치는 주방에서 편견과 계속해서 싸워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의 미모와 엄친딸적인 배경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볼 수 밖에 없는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다

 

분명 <파스타>는 주연인 공효진과 버럭쉐프 이선균을 돋보이게 하는 드라마다. ‘쉡’을 외치며 하트모양 눈빛을 날리는 공효진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버럭’ 화를 내며 옛날 장인처럼 음식에만 집중하는 이선균의 모습은 너무나 멋지기 때문이다.

 허나 이제 가수에서 연기자로 첫보를 내디딘 알렉스와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이하늬 역시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특히 아직 연기의 기본조차 안된 신인들이 순간의 인기를 등에 업고 주연을 꿰차는 것과 달리, 비록 조연이지만 주연을 뒷받침하고 나름의 색깔과 매력을 갖춘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하늬는 더더욱 눈에 띌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비록 미인대회 출신자지만 이하늬는 고현정 이후, 가장 대성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연기자다. 짧은 시간안에 연기자로 한단계 발전한 이하늬가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그 귀추를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하늬, 그녀는 이제 미인대회 입상자가 아니라 연기자로 불려도 무방할 듯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