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살사뮤지컬 ‘오! 즐거운 살사’를 관람하다!

朱雀 2010. 3. 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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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뮤지컬하면 아마 대번에 ‘살사 댄스’로 이루어진 뮤지컬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맞다! 필자가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오! 즐거운 살사>는 국내 최초로 아마추어들이 공연한 뮤지컬이다.

<오! 즐거운 살사>를 연출한 문은영씨는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살사를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배우면서 너무나 재밌고 신나서 이를 자신의 본업인 ‘연극’쪽에 소재로 쓰고 싶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살사’를 즐기는 이들이 한번 무대에 올라가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된 게 바로 이 무대의 시초다.

<오! 즐거운 살사>의 배우들은 모두 순수 아마추어다. 그들은 살사경력이 6개월에서 몇 년에 이를만큼 살사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이나 쉬는 날에는 연습실에 모여 비지땀을 흘리면서, 춤과 노래와 안무를 익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지난 2월 27-28일 양일에 걸쳐서 홍대근처에 위치한 창무 포스트극장에서 그 의미깊은 화려한 막이 펼쳐졌다.

필자는 작년에 이 공연을 보려했다가 표를 구하지 못해,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이를 기억한 연출가 문은영씨의 배려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오! 즐거운 살사>는 살사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헬륨, 미쓰리,구땡 등이 겪는 에피소드와 고수인 로이-비밀녀-댄미-미미 네명의 두가지 이야기로 나뉜다.

 

먼저 살사를 이제 막 배운 6명의 남녀는 모두 한 가지씩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헬륨은 제법 괜찮은 외모와 매너를 지녔지만 목소리가 문제고, 비디오 대여점을 하며 하루하루를 죽이며 사는 구땡 등등. 그들이 살사를 배우면서 겪는 좌절과 결국엔 이를 극복하고 초급 발표회를 하기까지의 여정이 주요한 줄거리다.

반면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 커플인 로이와 비밀녀는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있지만, 서로 감춰진 사정 때문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살사계 최고의 남자로 꼽히는 댄디 역시 사회에선 남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사정을 지니고 있다.

모든 영화와 드라마가 있지만 이들 인물들은 각기 갈등과 반목을 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 서로를 이해하고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여기엔 ‘살사’라는 강력한 매개체가 이들을 묶고 발전시키게 된다.

 

<오! 즐거운 살사>를 보면서 놀라운 것은 출연배우들의 상당히 자연스러운 연기다! 이들은 앞서 밝혔지만 전문 배우가 아니다. 짧게는 몇 개월 길어야 1년 정도 되는 시간에 대사톤과 노래 등을 익혔을 뿐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들의 감정표현은 풍부하고 대사도 호소력이 깊다.

그러나 역시 전문배우가 아닌 지라 주연 배우들의 중요한 노래 부분에선 여지없이 부족한 성량이 드러나 감정이입에 한계를 느끼게 한다. 허나, 그들이 전문가가 아닌 취미로 해서 올린 무대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준이다.

 

<오! 즐거운 살사>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살사 안무를 꼽을 수 있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으나, 살사 안무가 너무나 느리게 짜여져 있다. 요새 살사관련 대회를 보면 전 세계적인 흐름은 ‘빠르게’ 추는 것이다. 심지어 콜럼비아 살사는 한박자에 20번이 넘는 발놀림을 보여줄 지경까지 이르렀다. 살사 댄스의 강점 중에 하나가 역동적인 것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면, 이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살사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들의 성장담보다, 이미 살사를 어느 정도 익힌 이들의 내적 상황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이야기 전개도 아쉽다. 어차피 대다수의 관객이 살사를 알거나, 출연진과의 친분 관계로 온 만큼 좀더 ‘살사적인’ 이야기를 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책과 드라마-영화등을 많이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비평하는 데 맛들려나 보다! <오! 즐거운 살사>는 조금 약점을 지적하긴 했지만, 살사로 뮤지컬을 올린 것과 100% 아마추어들이 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개인적인 바람은 이런 시도들이 결실을 맺어 나중엔 보다 큰 무대에서 전문배우들이 대중이 ‘살사’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 즐거운 살사>는 이전부터 모든 수익금을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해왔다. 의미깊은 공연을 하고, 그 수익금을 가지고 최소한 회식이라도 해도 좋으련만. 그들은 몇 개월 동안 힘든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고 정당하게 얻은 댓가마저 보다 의미깊은 일에 쓰고 있었다. 그들의 살사와 무대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기여도에 있어선 경의를 표하고 싶을 지경이다.

끝으로 <오! 즐거운 살사>는 유머 감각이 무척 풍부해서 수시로 관객을 웃기는 재주를 구사한다. 또한 삶에 대한 밝은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오! 즐거운 살사>가 지닌 큰 미덕중에 하나라고 여겨진다.

사진제공: 해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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