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장희진의 재발견. ‘슬픈 음악’

朱雀 2010. 4. 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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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장희진이란 이름을 처음 접했다. 그녀가 <태희혜교지현이>라는 시트콤에 나온 사실도 몰랐다. 필자가 그녀를 제대로 본건 이번 용감한 형제의 신곡 뮤비 <슬픈 음악>이 처음이었다.

티저속 그녀는 전신 망사를 입고 남자들의 패티쉬를 자극하는 정도였다.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본편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30초 분량의 티저는 그저 이슈화만 되고, 사람들의 눈길만 끌면 된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은 본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바뀌었다. 물론 본편 뮤직비디오속에서 장희진이 전신망사를 입고 나온 장면은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장희진이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결국 자신의 동맥을 끊고 자살하는 설정등은 선정성과 파격적인 결말로 ‘눈길 끌기용’이란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필자가 주목하게 된 건 겨우 4분 남짓 동안 보여지는 장희진의 정말 슬픈 눈빛이다. 수 많은 뮤직비디오를 봤지만, 유명 연기자가 아닌 비교적 신인급이 나와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아픔을 혼자서 절규하고 눈물 흘리며 대사 한마디 없이 연기하는데, 설득력 있게 다가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침대위에 누워 하염없이 괴로워하고, 우유를 따르다가 결국엔 싱크대에 던져버리는 행위 하나하나는 연인과의 헤어짐에 슬퍼서 절규하는 그녀의 감정이 절절이 묻어났다. <슬픈 음악>은 헤어진 연인과의 슬픔을 오직 장희진의 원맨쇼로 표현해낸다.

정작 헤어진 연인은 나오지 않는다. 한 마디 대사도 없다. 장희진은 오직 표정과 내면 연기로 모든 상황을 연기해내야 했다! 물론 뮤직 비디오는 음악이 흐르고, CF적인 영상 덕분에 연기를 조금 못해도 충분히 묻힐 수도 있다. 그러나 <슬픈 음악>처럼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야할 상황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전신망사와 ‘자살’이란 극단적인 연출은 분명 호기심 유발을 위한 자극적인 소재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진 않다. 그러나 <슬픔 음악>에서 보여주는 장희진의 연기는 ‘기대’이상의 것이었다!



<슬픈 음악>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난 뒤의 느낌은 간만에 언플이 아니라 ‘사실’을 전했다는 느낌이었다. 장희진의 슬픈 연기를 보면서 정말 헤어짐을 견뎌내지 못하는 한 여인의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과연 그녀가 정극 드라마와 영화 등에선 어떤 연기를 선보여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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