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아이돌의 발연기,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朱雀 2010. 4.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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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방영된 수목드라마 3파전은 손예진-이민호의 <개인의 취향>, 문근영-천정명-서우의 <신데렐라 언니> 그리고 김소연의 <검사 프린세스>로 이름만 들어도 출연진이 화려하고 빵빵해 자못 흥미진진했다.

작품들 역시 실제로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와 다들 신경쓴 각본으로 인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점은 현재 2AM의 멤버로 인기 높은 임슬옹이 <개인의 취향>에 등장해 ‘발연기’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아이돌은 연기가 아니라 노래를 부리기 위해 더 많은 댄스를 연습하고, 명품 몸매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헬스장에서 땀을 쏟아내는 이들이다. 그런 연기에 준비되지 못한 이들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임슬옹의 난데없는 출연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참으로 즐거운 시간을 시청자에게 선사했다. 그런데 더 재밌는 것은 동시간대의 KBS의 <신데렐라 언니>에는 2PM의 택연이 곧 출연하기 시작한다. 같은 JYP소속의 아이돌들이 동시간대에 출연해 서로 어떤 발연기를 선사해줄지 참으로 몹시 기대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오늘날 드라마에는 ‘아이돌’이 등장할까? S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는 아예 ‘발연기’하는 아이돌스타가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으로, 실제 아이돌을 내세워 더욱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나오지만 ‘발연기’로 일관하는 아이돌을 드라마 등에 투입시키는 이유는 팬덤의 지지를 고스란히 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아무리 엄청난 인기를 끄는 아이돌이 출연한다고 시청률에는 커다란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준비되지 못한 아이돌의 출연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시청자들의 냉소를 자아내고, 심지어 극의 생명을 깎아먹을 수도 있다.

 

각 드라마의 제작진이 그런 사실을 모를까? 아니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아이돌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는 것은 ‘절실한 이유’ 때문이다. 자 보자! 오늘날 드라마에는 그 어떤 때보다 대스타들이 참여하고 있다. 손예진-문근영-김소연. 하나같이 쟁쟁한 이들은 예전같았으면 영화의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을 안방극장에서 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영화계는 흥행이 부진한 탓에, 자본의 흐름이 끊겼다. 하여 절대 제작편수가 나날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아무리 스타와 스타급 감독이 모여도 제작자가 나타나지 않아 ‘제작포기’까지 이르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안방극장으로 귀환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다들 그런 상황이다보니, 안방극장역시 치열한 경합의 장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3사의 드라마중 무엇을 볼까?’란 행복한 고민에 빠지지만, 제작진의 입장에선 이는 피가 마르는 일이다.

 

하여 그들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보험을 들 수 밖에 없다. 봉태규와 안어벙처럼 매력적인 카메오들도 적극 섭외하고, 인기있는 아이돌을 내세워 단 몇 명의 시청자라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이는 아이돌 입장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다. 오늘날 가요계는 그 어떤 때보다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몇 년도 생명을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다. 하여 나중에 연기자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오늘날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고 출연하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문근영-손예진-김소연 같은 연기파 배우들의 멋진 연기도 볼 수 있지만, 결국 그들의 연기력을 갊아먹는 아이돌들의 발연기도 함께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그리고 아이돌의 발연기는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선 일종의 ‘보험’으로 계속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 바뀌더라도, 그들의 인기에 영합해 쉽게 뭔가를 해볼려는 이들에 의해 계속 될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항상 준비되지 않은 아이돌들의 ‘발연기’를 의사와 관계없이 계속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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