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전시

보는 순간 중독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朱雀 2010. 4. 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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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아마 원작은 읽지 않았어도, 영화 등을 통해 대충의 내용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21일부터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시작한 <몬테크리스토>는 그런 원작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원작이 너무 유명한 작품은 ‘어떻게 만드냐?’에 고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표값이 무려 10만원이나 하는 뮤지컬티켓을 예매하면서 손발이 벌벌 떨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작품이다. 일단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세트와 화려한 의상이다. 시작부터 범선의 거대한 모형이 무대에 위치하고, 마치 실제 19세기 프랑스에 온득 등장배우들의 의상은 화려하고 생동감이 흘러 넘친다.

 

거기에 더해 뮤지컬 특유의 속도감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등장배우가 노래를 부르면, 주변 배우들이 매우 다이나믹한 안무를 선보인다. 덕분에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등장인물들의 칼싸움은 실제를 방불케 하고, 무도회와 축제등은 실제 현장에 온 듯 황홀하다.

거대한 무대 세트와 더불어, 얇은 천을 내려 그 위에 영사기로 적절한 배경을 입히고 와이어 등을 통해 깊은 바다 속에 빠지거나, 동굴을 탐험하는 모습 등을 재현해내 마치 무대가 아니라 3D 입체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어떤가? TV 출연을 통해 익숙해진 신성록은 예의 젠틀하고 매력적인 마스크에 더해, 남성다움이 넘치는 노래로 객석의 탄성을 자아내고, 메르세데스 역의 차지연은 사람하는 몬테스를 평생 기다리는 피앙새의 아픔과 절망 그리고 희망을 노래해낸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주인공 단테스가 당글라스, 몬데고, 빌포트에 의해 억울하게 악명 높은 샤또 디프에 갇히게 되는 과정을 매우 심도깊게 그려낸다. 덕분에 관객은 그의 분노와 절망 그리고 복수를 향한 일념에 매우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막상 단테스가 몬테크리스토 섬의 보물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은 너무나 짧게 그려진다. 아마도 이는 ‘복수의 허망함’을 그려내기 위함일 것이다.

‘화해’하는 결과 도출이 결국 사랑하는 메르세데스와 ‘출생의 비밀’이란 점은 아쉽지만, 원작이 1세기 전의 것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몬테크리스토>의 가장 큰 문제는 치명적인 ‘중독성’이다! 다른 것을 떠나서 ‘너무나 재밌다’ 또한 몬테크리스토 역에 류정한-엄기준-신성록이 트리플 캐스팅 되어 있고, 메르세데스 역에 옥주현-차지현이 더블 캐스팅 되어 있다. 관람후 드는 생각은 ‘재밌다-다시 보고 싶다’에 이어, ‘다른 배우들은 어떤 맛의 연기를 보여줄까?’하는 점이다.

필자는 애초에 다른 건 몰라도 옥주현이 공연하는 버전을 보고 싶었지만, 여자친구의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성록-차지연이 연기하는 버전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만약 옥주현이 연기하는 버전을 보았더라도, 다른 버전이 궁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몬테크리스토>를 보고 난 이들은 다들 동의하겠지만, 최소 세 번은 봐야할 것 같다. 필자가 본 신성록-차지연 버전도 그렇지만, 류정한-엄기준-옥주현 모두 한국 뮤지컬계에서 알아주는 쟁쟁한 이들이 아니던가? (경우의 수를 따지면 남자 주연 셋에 여자 주연 둘이니 여섯 번은 봐야 <몬테크리스토>의 맛을 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몬테크리스토>의 커튼콜 이후 관객의 반응은 다들 객석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만큼 무대의 흡인력은 대단하고,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연출은 황홀하기 이를 데 없다. 왜 뮤지컬 마니아들이 생기고, 그 비싼 표를 몇 번이고 끊어 재관람하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할 것이다. 또한 엊그제 공연을 관람하고도, 다른 배우들이 출연하는 버전으로 보고 싶어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고민하게 만들 만큼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하여 필자는 가급적 관람을 말리고 싶다. 절대 한번 관람으론 성에 차기 어려울 만큼 중독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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