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거부할 수 없는 만두의 유혹 - 윤씨밀방

朱雀 2010. 5. 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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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대근처 주차장 골목을 좋아한다. 여기엔 가면 맛집이 많기 때문이다. 맛집은 강남역에도 압구정에도 널려있다. 그러나 서민의 호주머니 사정을 헤아려주고, 젊음이 함께 생동하는 곳은 오직 홍대근처 뿐인 것 같다.

이곳에선 단돈 몇천원의 즐거운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삭에 가서 김말이와 떡볶이를 먹는 것도 좋고, 돈부리 앞에 줄을 서서 살살 녹는 돈부리를 먹는 것도 좋다. 조폭떡볶이나 길가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하나 역시 즐겁기만 한 곳이다. 물론 까페에 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며 마시는 커피와 케잌 한조각도 삶을 풍성하게 한다.

 


그런데 내가 지나다니는 길에 ‘윤씨밀방’이란 분식집 가게가 있었다. 6개월 전부터 홍대근처를 뻔질나게 다녔음에도 선뜻 용기를 내서 가질 못했다. 그리고 며칠 전 우연히 다른 가게를 가려다 문이 닫혀서, 무작정 들어가 보았다.

이곳엔 메뉴판이 정말 단촐했다. 예전부터 만두를 무척 좋아한지라, 별 생각없이 시켜보았다. 그리곤 정말 ‘감동’을 받았다. 이 집에선 찐만두 2개에 3천원, 튀김만두는 3천5백원이다. 그런데 맛은 그 몇배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찐만두는 돼지고기의 잡내가 하나도 없으면서 씹을수록 풍미를 더했고, 튀김만두는 어린 시절 중국집에서 시켜먹던 그 만두의 맛이 그대로 우러났다. 어린시절 기억에 남은 ‘만두의 맛’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고기육즙일 살아있었다. 최근 요 몇 년사이에 여기저기 가서 군만두를 먹어봤지만, 그때의 맛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런데 여기 ‘윤씨밀방’에 와서 그 맛을 찾게 되었다. 게다가 이집의 만두는 싸가지고 갈 경우 찐만두-튀김만두 할 것 없이 개당 1천원씩이다. 물론 요새 유행인 왕만두와 비교해보면 크기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맛은 그런 왕만두들보다 몇 배는 더 맛있다!

 

'감동'이란 말 밖엔 할 수 없는 윤씨밀방의 만두! 입안에서 벌어지는 맛의 향연에 황홀하기 그지없다.

아쉽게도 메뉴는 해-치 떡볶이 그라탕 외엔 다른 것을 시켜보지 못했다. 홍합과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떡볶이도 맛있긴 했지만, 만두의 감동과 비견하기엔 약했다. 그만큼 만두의 감동이 너무나 컷다!

 

다음번에 꼭 와서 파인쫄면과 만두전골도 맛보고 싶다. 물론 홍합짬뽕라면도 궁금하다! 다음에 다시 다녀와서 시식후기를 남기도록 하겠다. 홍대근처에 갈 일이 있고, 만두를 좋아한다면, 강추한다! 별 다섯 개가 부족할 정도로 맛난다!


맛집 리뷰써서 처음 베스트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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