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송일국의 친일관련 발언, 비난받을 이유 없다!

朱雀 2010. 6.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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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뉴스를 통해 송일국이 <나는 너다>란 연극에 출연한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너다>는 안중근 의사와 그의 아들 안중생의 삶을 그린 것이다. 송일국은 1인 2역으로 안중근과 안중생을 모두 연기하게 된다.

송일국의 문제가 된 발언은 ‘친일’ 관련 부분인데, ‘안중근과 안중생중 본인은 어느 쪽에 가깝나?’란 질문에 대해, 그는 ‘당연한 안중생이죠. 극중 대사에서 안중생을 친일파 배신자 변절자라고 부르는데, 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저 역시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랬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안중근 의사가 더 위대하고 추앙받는 것이라 본다’는 발언을 했다.

말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우선 오늘날까지 국내에선 ‘친일’에 대해선 확실한 정의가 내려지지 못했다. 친일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면 ‘일제에게 협력한 이들은 모두 친일인가?’란 상당히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다. 그렇게 넓게 보면, 당시 한반도에 살았던 모든 조선인은 모두 친일파가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디까지가 친일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할 수 있는가?-

 

물론 이건 너무 광의적인 개념으로, 분명 문제가 있다. 굳이 예를 드는 것은 그만큼 ‘친일행동’에 대해 정의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완용처럼 ‘을사5적’은 확실하지만 이후로, 내려가서 각 고을에 협력자들을 색출하기 이르면 상당히 난감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친일행위에 대한 과거사 정리가 이루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그 시대는 어쩔 수 없이 일제에 협력한 사람도 있고, 적극적인 입장에서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팔아넘긴 이들도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정리가 되어야만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국내에선 친일에 대한 개념이 '완벽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허나 송일국의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발언이라고 본다. 일제강점기는 무려 35년에 이르렀다. 따라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자란 입장에선, 있지도 않은 조국보다는 일제를 나라로 보고 충성하면서 현실적인 입신양명을 노리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송일국은 ‘안중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도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말한 것이다. 송일국이 말한 것처럼, 그는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증조할아버지가 조국광복을 위해 애쓴 항일투사였기 때문에,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되었다. 말 그대로 ‘운이 좋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물론 단순히 그가 인기를 얻고자 했다면 ‘자신은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송일국은 전작 <신불사>의 실패 이후, 과연 연극무대에 내가 설 수 있을까?란 두려움 속에서, 배우의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연극무대에 섰기 때문에 많은 고민에 시달렸을 것이다.

-송일국의 발언에 단순히 흥분하기 보다는,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하고, 친일 규명및 과거사 정리가 될 수 있도록 국민적 후원과 관심을 계속 두는 것이 더 합당한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어제 송일국의 발언은 친일파에 대한 두둔이나, 친일에 대해 무조건적인 미화가 아니라, 거대한 시대의 조류 앞에서 자신의 이익을 찾을 수 밖에 없는 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타당할 듯 싶다(그리고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음에도, 오히려 인간적인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질 정도다). <신불사>의 실패 이후, 그가 선택한 연극 <나는 너다>가 어떤 내용으로, 항일과 친일에 대해 다르게 이야기할지 나는 오히려 그 부분에 더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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