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다가 은퇴하면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 프레드 벨린저는 그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80살인 그는 ‘심플송’을 비롯한 자신을 대표할 만한 작품도 만들었고, 지휘자로서 명성을 널리 떨친 인물이다. 따라서 그는 ‘이룰만큼 이룬’ 인물이다. 그런 탓일까? 그가 스위스의 고급호텔에서 지극히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은 이해가 가면서도 어딘가 안타깝다. 그가 산책하고 마사지 받고 건강검진을 받고, 다른 투숙객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어딘가 죽음이 다가오기만을 무기력하게 기다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50년이 넘도록 우정을 키워온 친구 믹은 젊은 스탭들과 함께 새로운 영화 각본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자신의 유작이자 걸작이 될 것이라 믿고 작업혼을 불태우는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