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야?” 나는 전화기 너머 들려온 그녀의 이야기를 듣곤, 반쯤 심각한 어조에 약간 나무라는 톤을 유지하며 말했다. “응. 가다가 봤는데 그냥 갈 수가 있어야지...” “아가씨. 본인 생각도 좀 하세요. 돈을 많이 버시는 것도 아니고.” 그녀는 길가를 가다가 월드쉐어에서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많지 않지만 정기기부에 또 서명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것. 내가 아는 것만 벌써 다섯 개가 넘어간다.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월드쉐어 등등.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아마 족히 10만원은 넘었으리라. 물론 액수만 놓고 보면, 별로 크진 않다. 아니, 나에겐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는 액수다. 그녀의 통장에선 매달 10만원씩 빠져나가게 된다. 재벌집 자식이 아닌 이상, 월급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