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키친’은 ‘나베식당’을 나온 뒤에 우리가 찾은 카페였다. 그런데 한 가지 난관이 있었다. 바로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비가 오는 탓에 다른 카페를 이 미로 같은 길을 걸어서 갈지 잠시 막막해하며 문가를 서성이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한팀이 그때쯤 카페에서 나왔다. 할렐루야! ‘바닐라 키친’에 들어서면 손님을 가장 반기는 것은 역시 케이크다. 우리가 찾아간 시간이 저녁인 탓일까? 벌써 케이크들이 제법 비어 있었다. 레드벨벳 케이크는 단 한조각만이 남아있었고, 자몽 머랭 케이크는 아예 없었다. 이런저런 케이크를 시켜서 먹고 싶었지만 언제나 선택권은 내가 아닌 여친에게 있기에 그저 시나몬 슈거 케이크 한조각(7,000원)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여친은 늘 그렇듯이 카푸치노(5,500원)를, 난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