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여수 엑스포 기차여행을 떠나다 (1)

朱雀 2010. 7. 6. 07:30
728x90
반응형



이번에 운 좋게 이웃블로거 바람나그네님의 추천으로 ‘파워블로거 얼라이언스’의 회원이 되었다. 그리고 2012년 여수엑스포를 위해 꾸려진 ‘여수엑스포 기차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지난 2일 금요일 밤 8시 집결지인 서울역에 도착했다. 사방은 어둑한 가운데 빗줄기가 한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디를 향하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자신의 차례를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론 그런 사람들의 행렬을 볼때면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심마저 일어난다. ‘뭐든 많으면 공해라고, 우리 인간이 그런 존재가 아닐까?’하는 막연한 두려움 말이다.

 

파얼회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결지로 가니, 처음 보는 꿀물님께서 직접 구워 오신 머핀을 슬그머니 꺼내 권해주셨다. 참으로 맛났다. 빵을 구워본 적이 있는 지라, 그것이 얼마나 수고스러운 일이 있는지 알기에 더더욱 그 정이 고마웠다.

 

사전에 별다른 정보 없이 간 지라, 습하고 더운 날씨에 더 더운 사무실에서 회원명부를 확인하고 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이 다소 짜증났다. 허나 그런 짜증은 철도크루즈인 해랑을 보자마자 사라졌다.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봉황을 형상화시켜 로고로 박은 열차의 겉면은 보기에도 럭셔리했다. 그뿐인가? 안으로 들어가자 은은한 조명 밑에 나무목의 복도와 침실등은 그 옛날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최근작인 <해리포터>시리즈에 등장한 호화로운 열차객실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묵을 곳은 2인 침대가 있는 1실이었다. 거기엔 열차라는 공간적인 한계로 좁긴 했지만, 나름 푹식해보이는 침대와 LCD TV 등이 갖춰져 있었다. 또한 밖의 고온다습한 날씨를 잊게 할만큼 실내온도는 20내 정도의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레스토랑인 ‘SUNRISE'칸엔 보기에도 먹음직한 과일과 빵 그리고 과자와 각종 음료등이 풍성하게 차려져서 우릴 반기고 있었다. 나름 맛객이라 자부하는 내 입맛에도 전반적으로 빵과 과자 등의 맛은 꽤 훌륭한 편이었다.

 

전망라운지 ‘For season' 칸은 보기만 해도 푹신한 쇼파가 즐비하게 있어서, 보기만 해도 아늑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해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친절한 승무원도 맛있는 디저트도 호화로운 분위기도 아니었다. 바로 라이브 무대를 보여준 혼성듀엣 투시즌이었다.

 

작년까진 ‘더 디자인(The design)'이란 팀명으로 활동하다가 올해부터 ’투시즌‘으로 팀명을 바꾼 이들은 열차에 탄 승객들을 위해 자정이 다된 늦은 시각에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주었다.

 

은은한 조명 밑에 철도위를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객실안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함께 투시즌의 라이브 음악을 들으니 절로 흥에 겨워졌다. 이래서 여행은 사람을 다르게 만드나 보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마음을 열고 함께 웃게 하고, 함께 손뼉치며 즐기게 하니 말이다.



 



투시즌의 아쉬운 공연이 끝난 이후, 우린 각자의 호실로 들어가 새벽 6시 30분이 될 때까지 짧은 단잠을 즐겼다. 물론 개중에는 여행의 설렘으로 밤샘을 한 이들도 많았다. 나 같은 경우엔 바뀐 잠자리와 철도의 덜컹거림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에 거의 뜬 눈으로 밤새울 수 밖에 없었다. 스스로의 예민함에 대해 원망하는 것외엔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여수행 해랑열차의 밤은 깊어만 갔다...



본격적인 여수 여행기는 다음편부터 시작됩니다. ^^ 기대해주세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