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청춘불패’= 가요프로?!

朱雀 2010. 7.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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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춘불패>의 절반 가량은 비에이 주민을 위한 G7의 스페셜 무대로 이뤄졌다. 이미 국내 걸그룹과 아이들이 상당 부분 진출해 성공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못지 않게 비에이 주민과 일본 팬들의 열화같은 성원은 보기에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우리말 가사를 따라부르고, 한글로 각 걸그룹과 멤버들의 이름을 적으면서 호응하는 그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끼게 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과연 <청춘불패>의 선택이 옳았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청춘불패>는 걸그룹 멤버들만으로 구성된-김소리는 예외지만- 절반(?) 리얼 농촌체험기 정도가 되겠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이전까지 <청춘불패>는 걸그룹 멤버들의 예쁘고 화사한 모습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그녀들이 농촌생활을 겪으면서 적응해가는 모습과 예능의 접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닭잡는 순규와 하라구, 성인돌 나르샤 등등 주옥같은 캐릭터들이 이어졌고 그녀들은 <청춘불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어제 <청춘불패>을 통해 보여준 G7의 모습은 물론 멋지고 예쁘고 강력하긴 했지만 가수로서 아이돌로서 그들이 갖고 있는 장기를 그저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뭐가 문제냐고? 일례를 들어 <1박 2일>의 제주도 공연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강도동은 ‘내 귀에 캔디’를 패러디해 ‘내 귀에 돼지’를 불렀다. 백지영을 직접 캐스팅하고, 가사를 코믹하게 개사해서 뻔뻔하게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강호동의 모습은 시청자들은 기꺼이 ‘미친 존재감’이란 타이틀을 붙어주었다.

 

강호동은 가수가 아니다! 심지어 댄스를 잘 추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는 그 단 한번의 무대를 위해 몇 달을 고생하고 연습했다. 물론 <1박2일>에는 mc몽-은지원-김C처럼 가수들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나름대로 <1박2일>만의 무대를 위해 애쓰고 노력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렇다! 의외성은 그런 것에서 보여지는 것이다! <청춘불패>는 예능이고, 이 프로의 시청자들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다! 일본인의 입장에선 새로운 한류스타들을 비에이현에서 만나고, 그들의 히트송을 듣고, 각 멤버들의 장기등을 보는 것은 기분 좋고 흐뭇한 일일 것이다. <청춘불패>의 멤버들 역시 일본진출을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청춘불패>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대표곡을 홍보하는 데 기분 좋고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겐? 물론 몇몇 멤버들의 무대 구성이나 장끼등은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긴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청춘불패>의 비에이현의 무대는 그저 ‘G7의 히트송 늘어놓기’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엔 <청춘불패>만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나 차별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카라의 구하라가 일본의 아무로 나미에를 닮은 탓이겠지만, 제일 호응이 높았고 이를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의상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히트곡을 메들리로 선사하는 그녀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소리의 비걸댄스는 식상했고, 효민의 뮤지컬 한 대목도 너무 자주 본 개인기라 식상했다. 다른 멤버들의 무대는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즉 <청춘불패>만의 무대를 위한 고민과 차별화된 연출이 전혀 보이질 않는 실망스런 무대였다.




<청춘불패>의 멤버들은 모두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걸그룹의 멤버들이다. 따라서 <청춘불
패>를 통해 가요무대를 펼친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이전과 다른 것이 뭔가가 있어야 한다. <청춘불패>는 가요프로가 아니라, 예능 프로이다. 거기서 기존의 노래와 춤만을 보여준다는 것은 너무 쉽게 가려는 것은 아니였는지 한번 묻고 싶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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