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중국 주석이 두번이나 찾은 한국의 정원

朱雀 2010. 8. 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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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원이라고 하면 어디가 생각나는가? 아마 막연하지만 분재에서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의 정원이나 영국-프랑스의 왕실 정원 같은 곳을 연상하기 쉬울 것이다.

-원래 여행위주로 하는 블로그를 하나 개설했는데, 막상 해보니 제가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거의 업데이트가 안되어 이곳에 모아두려 합니다.-

 


그런 정원들은 모두 절경이며 각종 뉴스를 비롯한 매체에서 소개된 바가 있다. 반면 국내 정원의 경우엔 해외에 소개되기엔 ‘아직 부족하다’란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도 세계 명사들이 수시로 찾아오는 정원이 있다.

 


단순히 세계의 명사들이 그냥 지나쳐 가며 인사용으로 ‘원더풀’을 외치는 곳이 아니라, 보는 내내 감탄하고 찬탄해 마지 않다가 고국으로 돌아가면 모두들 무수히 자랑질(?)을 해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는 그런 정원 말이다.

 


중국 전 국가주석인 장쩌민이 찾아가서 찬탄해 마지 않아, 현 국가주석인 후진타오가 방문해, 세계적으로 한 장소를 중국 국가주석이 두 번이나 찾은 드문 명소. 그곳이 이제부터 소개할 ‘생각하는 정원’이다!


 


생각하는 정원은 아쉽게도 제주도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 생각하는 정원을 방문할때만 해도 편견이 있었다. 바로 정원 곳곳에 보이는 ‘분재’ 탓이었다! 나같은 이들에게 분재는 ‘관상’을 위해 인간이 제멋대로 자연의 나무를 가져다가 함부로 가지치기와 뿌리치기를 하며 인공적으로 키우는 하나의 조각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안내하는 이의 말을 들으면서 얼마나 지독한 편견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무는 분재를 하면 원래 수명보다 3-5배 정도 더 오래살 수 있단다. 쉽게 말해 약 100년의 수명을 가진 나무라면 최대 5백년 까지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분재를 하는 나무는 화분의 크기 때문에, 3년-5년에 한번 정도 드러내서 흙을 털고 뿌리를 잘라낸다고 한다. 그러면 나무는 자극받아 더욱 왕성하게 잎과 뿌리를 내리며 생명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순간 ‘도전받지 않는 삶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안내하는 이들의 멘트는 기가 막혔다. 나무의 생장주기를 보며, 나무와 돌과 바람이 조화를 이룬 정원을 가꾸는 그들의 말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시였고, 산문이며 문학이었다.


생각하는 정원이 놀라운 것은 한 농부의 손길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1939년 태어난 성범영 원장은 1963년 제주도를 방문해 매료되어, 수차례 방문하다가 마침내 1968년부터 이 정원을 만들게 되었다. 그는 제주도의 돌 하나하나를 가져다가 돌담을 세우고,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손수 심으면서 한평씩 한평씩 정원을 늘려 나갔다.



설계도 한 장 없이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자연의 소리에 순응하며 정원을 가꾸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에겐 수 많은 시련이 따랐다. 나무를 옮겨심고, 정원을 가꾸는 과정에서 크게 다쳤고, 심지어 4번의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한 가지 재밌고도 안타까운 사연은 그런 정원은 세계의 명사들과 지성인 그리고 관광객들이 한번 찾아오면 반해서 찬사를 늘여놓건만 정작, 국내인들은 이런 정원이 존재하는 사실조차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정문인 환아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파고라-연자방아가 소박한 분위기를 내는 환영의 정원은 소나무가 고개를 숙여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지은 곳이다.

 


7층 높이의 돌담을 손수 하나하나 쌓아올려 만든 ‘영혼의 정원’은 이름 만큼이나 영혼을 건드리며 자연과 인간과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잉어가 뛰놀고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이 곳은 ‘영감의 정원’이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휴식을 취하며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철학자의 정원’은 말 그대로 ‘생각하기’를 자연스럽게 자극하는 곳이다. 자신의 잎을 끊임없이 떨구며 푸른 잎을 내는 나무를 보며, 50% 이상의 뿌리가 죽었는데도 여전히 싱그러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나무를 보면서 자극받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허나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 있다해고 배고프면 별무소용이다. 이곳에선 7,5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점심뷔페를 제공하고 있어서 그곳을 향해갔다. 묶은 지와 제주도 토종 흑돼지 그리고 감귤을 넣은 탕수육과 샐러드 등등은 가격을 뛰어넘는 맛을 보여주었다.

 


서울에서 뷔페집을 이곳저곳 겪어봤지만 이곳만큼 맛있는 집을 찾아보지 못했다. -알고보니 비밀이 있었다! 바로 7월 24일부터 ‘비밀의 정원’이 문을 여는데, 여기선 저녁식사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호텔을 넘어서는 장비와 식단을 개발한 탓이었다. 한마디로 저렴한 값에 호텔 수준의 뷔페를 맛볼 수 있단 말씀이다!

 


식사를 마치고 ‘비밀의 정원’을 들어갔다.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사진촬영이 불가했다. 허나 그 명칭이 정말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못을 전혀 쓰지 않는 정자는 돌과 나무가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모습을 자아냈다.


가든부페를 즐길 수 있는 장소는 넓을 뿐만 아니라, 그 위에서 각종 공연이 벌어진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근사할 지경이었다. 명칭을 잊어버렸는데, 가수가 등장한다는 곳은 연못위에 디딤돌들이 있고, 대기장소로 들어가니 마치 게임속 미로 같은 공간이 등장해 상상력을 자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침 공사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성범영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평생 흙을 만지고 나무를 가꾸며 자연과 살아온 그 분은 외모부터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분에게서 정원에 대한 철학과 만들기 위해 고생담을 들으니 놀랍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무려 1만평이 넘는 절경의 정원이 불과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그랬고, 그런 멋진 정원에 대해 국내에선 관심은커녕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생각하는 정원은 이제 제주도를 간다면 꼭 한번 들려봐야 할 명소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정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그곳엔 1년 사계절을 거치고, 한낮의 숨막힐 듯한 뙤약볕과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며 싱싱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당신은 자연과 인생에 대해 한번쯤 겸허한 자세로 돌아가 사색에 잠기게 될 것 이다.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저렴한 가격의 뷔페는 당신의 배를 만족스런 포화상태로 이끌 것이고, 식후 산책은 당신의 바쁜 일상에 찌든 마음과 육신을 평안하게 어루만져 줄 것이다. ‘생각하는 정원’. 그 곳은 제주도를 가게 된다면 당신이 꼭 기억하고 한번쯤 들려봐야 할 곳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휴식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정원 홈피 : http://www.spiritedgarden.com/

촬영장비 : 캐논 5d mark II, 렌즈 탐론 28-300mm (모든 사진은 누르면 크게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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