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나영,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다!

朱雀 2010. 9.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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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은 이제 너무나 많이 써서 사실 식상한 말이다. 그러나 연인사이에서 몇천년간 써왔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랑’이란 단어를 쓸 수밖에 없는 것처럼 <도망자>에서 이나영의 연기력에 대해선 식상한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다. 바로 ‘미친 존재감’이다!

 

<도망자>에서 이나영은 ‘멜기덱’이란 의문의 조직에게 주부모-부모-양부모까지 잃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마저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을 타계하고자 지우(비)를 찾는다.

 

한데 재밌는 점은 이나영이 연기하는 진이 라는 캐릭터가 ‘매우 세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지우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자주 가는 절의 탱화를 훔쳐놓고, 창고에 숨겨놓는다.

 




-비와 처음 함께하는 장면에서 이나영의 포스는 상대배우를 누르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였다.


또한 자신의 소지품을 지우가 털어볼 것을 알고는, 의문의 사고를 당한 전 파트너 케빈(오지호)의 사진만을 놓는 등의 기지를 보여준다. 그것도 부족해 진이는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들과 격투를 벌이고, 뭔가 비상품을 준비하고는창문 밖으로 몸을 던지는 과감성을 보여준다!

 

<도망자> 1화에서 가장 큰 출연분량을 가진 인물은 당연하지만 비였다! 그는 처음부터 '007' 시리즈처럼 뭔가를 훔치러 갔다가 도망쳐 나오고, 여자를 보며 헤롱대며, 그러면서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떤 면에서 비의 캐릭터는 <씨티헌터>의 사에바 료를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너무나 만화적인 그의 캐릭터는 아직은 현실성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천가지 표정과 만가지 감정을 보여주는 이나영은 '천상 배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런 다채로운 표정과 눈빛으로 대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배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비는 어찌보면 무서운 상대역을 만난 셈이다! 최선이 아니라 여태까지의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면, 절대 어깨를 나란히 하기조차 어려운 배우를 만났으니 말이다.


반면 이나영의 출연비중은 비에 비하면 많이 적었다. 그러나 <추노>때 와는 달랐다! 이나영은 비가 탐정일을 의뢰받고 활동하는 것을 훔쳐보는 장면에서도 단 한마디의 대사 없이도 많은 감정을 보여주었다.

 

지우의 사무실에 찾아와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사연을 간직한 여성이 뭔가 신비스러운 분위기만을 남기고 떠나가는 느낌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행동 하나 표정 하나는 그 자체로 시청자들이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었다. 이전에 이나영이 캐스팅 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비는 힘든 적수(?)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얼핏 생각하기에 비는 다니엘 헤니나 이정진과 연기대결을 펼쳐야 한다고 보기 쉽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비가 가장 경계하고,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될 상대는 바로 상대역인 이나영이다! 이미 연기가 아니라 그 삶 자체가 연기로 승화되어버린 이나영 앞에서 비의 연기력은 그야말로 벌거숭이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비가 이전까지 해왔던 대로 한다면, 이나영과 비교당하고, 여배우에게 밀리는 수모를 당하게 될 것이다. 부디 최선을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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