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사이야기

나는 왜 살사 글쓰기를 관두었는가?

朱雀 2010. 10.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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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자신이 넘쳤다. 살사 관련 블로그를 열심히 하다보면, 살사에 관심이 누군가는 한두명쯤 생기고, 꼭 내가 활동하는 동호회는 아니더라도 다만 몇 명이라도 살사에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나의 노력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될거라 믿었다. 그러나 점점 활동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다. 첫 번째는 블로그에 대한 이해부족이었다. 1년전 살사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나는 내 블로그를 찾아준 사람들을 ‘답방’하는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질 못했다. 게다가 당시 내가 쓴 살사 블로그는 나름 노력했지만, 살사를 모르는 이들에겐 역시 ‘전문 블로그’중에 하나였을 뿐이었다.

 

지금 이웃분들의 블로깅을 그때 봤다면, 좀 더 재미있게 에피소드 위주로 갔을텐데. 당시엔 그러질 못했다. 두 번째는 살사계의 반응이었다. 살사계의 명암을 모두 들춰내는 내 포스팅에 못마땅해 하는 전문인들이 좀 있었다. 그분들의 논리는 ‘살사는 이제 알려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좋은 면만 부각되어도 부족하다. 굳이 안 좋은 측면까지 알릴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식이었다.

 

물론 내가 살사 관련 블로깅을 멈춘 것엔 생활적인 이유와 개인적인 흥미가 떨어진 이유가 크지만, 이런 내부의 이해부족도 어느 정도는 작용을 했다. 살사를 모르는 이들에겐 여전히 어려운 블로그이고, 내부인들에겐 공감받지 못하다보니 나름대론 힘들었고, 그걸 끝내 이겨내질 못했다.

 

그럼 왜 지금 살사 이야기를 다시 쓰냐고? 아직 나의 살사에 관한 애정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국내 살사는 2009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축소되었다. 라파와 라댄클 같은 거대 동호회 빼놓고는 대다수의 동호회의 인원은 줄어들었다. 압구정엔 현재 탑바외엔 살사바가 없었다. 내가 살사에 입문할 시기엔 말만, 가치바, 라살사 등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분명히 어려워진 게 틀림 없는 시기다.

 

두 번째는 이제 살사계 내부에서도 블로그를 이용하는 인사들이 제법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방통행식이다! 살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열하다보니 처음 보는 이들에게 흥미유발이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이제 슬슬 살사관련 이야기를 다시 적어볼 참이다.

 

1년간 연예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웃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블로깅을 하면서 과연 ‘미래의 블로깅은 무엇일까?’라는 화두에 매달렸다. 결론은? ‘스토리텔링’이었다. 이미 정보의 바다가 되어버린 인터넷엔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따라서 다른 정보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선 그런 정보들을 취합해 나의 감성과 이야기로 새롭게 ‘스토리텔링’해야 한다.

 

그리고 그걸 잘 해내는 사람만이 이 블로그 스피어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국내 살사계의 ‘명과 암’을 모두 내가 아는 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다. 살사인들의 치부를 들춰내길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살사를 아직까지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맥팬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은 아마도 대다수가 20대 이상의 성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에게 살사를 배우면 ‘무조건 건강에 좋고, 건전한 이성교제도 가능하다’라는 식의 사탕발림 이야기만 할 생각도 없고, 통하지도 않을 것이라 본다.

 

살사계도 결국 대한민국안에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모순과 부조리가 여기에도 분명히 있음을 방문객들은 알 것이다. 살사는 분명히 매력적인 춤이고, 한번 배우기 시작하면 다른 것은 놓고 여기에만 열중하고 싶은 중독성이 강한 취미다.

 

그러나 이 것을 통해 먹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살사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인식부족으로 아직 살사는 ‘협회’는커녕, 모임자체 거의 전무하다(살사협회가 있긴 하지만, 국내 살사인들에게 외면당하고 알려지질 않아 식물상태나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이를 대단히 안타깝게 여기는데, 이유는 조직화되어서 살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사는 지금보다 쉬워져야 한다. 처음 배우는 이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대중화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 살사인들이 ‘살사’를 단순히 ‘클럽에서 즐기는 춤’이란 인식에서 벗어나질 못하게 했다. 전문인들과 동호인들은 살사음악을 사는 문화를 조성하질 못했다. 덕분에 살사인이 누적 10만을 넘긴다면서도, 살사음반을 듣고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질 못했다. 문제점을 대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점이 많이 개선되지 못한데는, 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살사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봐주길 부탁한다. 아무래도 나 역시 너무 살사에 찌들어(?) 있다 보니, 다른 시각으로 보기에 부족할지 모른다. 내가 아는 한에선, 아니 모르는 것은 주변에 물어봐서라도 꼭 해결해드릴 것을 약속한다. 당신이 내 포스팅을 통해 ‘살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 그리고 만약 한걸음 더 나아가 살사 댄스를 입문하게 된다면 더욱 좋겠다.

 

나는 살사를 추면서 무척 행복했었다. 그건 경험하기 전에는 절대 설명할 수 없는 쾌락이다. 나는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당신이, 매일 매일 격무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당신이 살사를 배워서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더 나아가 만약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모여서 파티등을 할 때, 살사 한곡 우아하게 추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길 꿈꾼다.

 

우리의 파티문화란 모여서 음식 먹고 이야기 하는 게 전부다.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파티문화는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다. 서로 모여서 춤추면서 멋지게 놀 수 있는 그런 문화로는 살사도 좋은 대안이라 생각한다. 여튼 나는 내 블로그가 그런 문화 창조에 조금이라도 이바지 했으면 하는 원대한(?) 꿈을 가져본다. 인생은 ‘어떻게 살았냐?’, 즉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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