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박슬기의 재발견, ‘해피투게더’

朱雀 2010. 10.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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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피투게더>에는 정찬-김흥수-추자현-선우-박슬기가 출연했다. 이중 정찬-김흥수-추자현은 이번에 개봉예정작인 <참을 수 없는..>를 홍보하기 위해 출연했다.

 

이에 반해 선우와 박슬기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화제가 된 탓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배다혜와 솔로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선우에게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연예방송 리포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운 성악가의 목소리와 리포터다운 아름다운 외모탓이었다. 개인적으로 연예계 리포터인 탓에 어쩔 수 없겠지만, 너무 심하게 오버하는 듯한 박슬기의 방송태도를 좋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나 어제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박슬기가 방송 내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그녀의 오랜 방송으로 다져진 예능감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남자의 자격> 때문에 유재석의 <런닝맨>은 5%, 박명수가 출연하는 <뜨거운 형제들>은 4%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 ‘합창단’이야기로 인해, 박슬기는 소찬휘의 ‘Tears'를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박슬기는 노래를 그다지 잘 부르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버스런 표정과 깨방정에 가까운 몸짓으로 모든 출연자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장안의 화제가 된 ‘넬라 판타지아’를 선우와 함께 부르려고 했으나, 자신의 음역대를 잊어버린 탓에 선우 혼자 노래하게 되자, 그녀는 표정으로나마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박슬기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점점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특히 리포터로 활약중인 그녀가 2년전쯤 이명박 대통령을 인터뷰 하기 위해 ‘명박이 오빠!’라고 부른 점은 높이 평가해주고 싶다! 그녀의 말처럼 스타들은 아무래도 바쁜 일정과 수 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다보니 주변상황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리포터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려던 박슬기처럼 목소리를 지르는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감히 대통령에게 ‘오빠!’라고 부를 정도의 배짱이, 오히려 대통령을 웃게 하고 바쁜 걸음을 멈추고 악수까지 나누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게다가 이전에 출연한 <카리스마 탈출기>란 작품에선 노출까지 서슴치 않은 그녀의 증언을 듣고, 그녀가 얼마나 프로의식에 사로잡혀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춤을 보여달라는 MC측의 요구에 치어리더복까지 갈아입고 최선을 다해 춤을 추고, 여자로서 별로 잘 생기지 않은 남자 배우 유해진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안경을 벗고, 박명수의 절적치 못한 질문에 ‘그런 질문이라고?’고 면박을 주는 듯한 적절한 애드립을 보며 새삼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박슬기는 2004년 <팔도모창대회>를 통해 데뷔했다. 당시 출연자에 불과했던 그녀가 현재 방송인으로 활약중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재능’이 있었던 탓도 있었겠지만, 그녀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여겨진다.

 

본업이 연기도 아닌데 여러편에 출연하고, 시트콤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보였고, 지금은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리포터로 활약중인 그녀를 보면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내는 프로의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었다.

 

어제 <해피투게더>에서 가장 빛난 인물은 박슬기였다. 프로의식과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그녀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라마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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