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21세기 초강대국?!

인터넷은 과연 중국을 구원할 수 있을까?

朱雀 2011. 2.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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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2010108일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그러나 그는 물론이요, 그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대리수상하러 나오지 못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벨 평화상은 그렇게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해야했다. 2010년 수상자의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반체제 인사로 유명한 류샤오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수감과 석방이 반복되었으며, 200912월 결국 국가권력 전복 혐의로 무려 11년형을 받고 다시 수감되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내정간섭이다!’라고 반발하면서, 류사오보 자신은 물론 그 누구의 대리수상도 허락하지 않았다. 따라서 노벨 평화상 시상식장이 쓸쓸했던 것은 예정된 수순에 불과했다.

 

최근 출간한 <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는 그가 지난 20여년간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고민하고 사색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유와 평등의 정신 등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비교했을 때 논의의 수준이 현격히 떨어진다.

 

그러나 <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의 가치가 가볍지 않은 것은 인권사각지대에서 그가 벌인 투쟁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외국에서 체제비판을 하는 것엔 대범한 편이나, 국내인이 체제 등을 비판하면 가만히 두질 않는다. 기 소르망의 <중국이라는 거짓말>을 보면, 중국에 대해 비판했던 양심적인 학자들이 인민농장 등에 끌려가 고단한 삶을 살거나, 형무소로 끌려가 감옥살이를 하거나, 심지어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진 일까지 묘사하고 있다.

 

류샤오보는 그나마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하와이 대학교-컬럼비아 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고,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시위대 대표로 활동한 사항들이 외국에 알려져서 그나마 지속적으로 중국내부에서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워낙 중국 공산당의 탄압과 감시 및 회유가 심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지식인은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거나, 대만을 비롯한 외국으로 도망가 반체제운동을 계속이어나간다. 그러나 류샤오보는 그런 다른 선택을 모두 거부하고,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중국에서 운동을 계속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마치 간디를 보는 것마냥 성스럽게 느껴질 지경이다 - 그 역시 비폭력주의를 주장한다-

 

책을 읽다보면 류샤오보가 인터넷에 대해 얼마나 호의적인 입장인지 알게 된다. 중국 공산당에 감시와 탄압이 철저하기 때문에 류샤오보는 민주화 운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를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하다못해 연판장에 싸인을 받으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류샤오보는 급한 마음에 무려 1,300km를 자전거로 왕복하고도 몇 명의 싸인을 획득할 수 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단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민주화 인사들은 전자사인을 통해 한목소리로 체제비판에 나섰다. 그들은 헌법개정-분권견제-입법민주-사법독립-공유자원-인권보장 등 총 19가지 사항을 ‘08헌장이란 이름 하에 200812월 발표했다. 당연히 전세계적인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모두 인터넷 덕분이다! 이전까지 류샤오보를 비롯한 중국인들은 사건의 진실에 대해 알고 싶어도 방법이 별로 없었다. TV를 비롯한 매체를 중국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었기에 항상 현 중국 지도부를 찬양하고 일방적인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반복되었다. 하여 중국인들은 소문을 통해 TV매체와 다른 사실에 접근해갔다. 이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까지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방법이었다. -무슨 RPG나 어드벤처 게임도 아니고 참...-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중국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감추어진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중국인들은 부정부패한 당간부를 고발해서 대중은 분노하고, 이들의 분노는 여론을 형성하여 공산당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이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공개사과와 공개파면 등이 진행되었다. 류샤오보 같은 민주화운동가들은 중국의 민주화운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다. 무려 3만명의 공안요원이 인터넷을 감시하고 차단하기 위해 밤낮없이 눈에 불을 켜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뿐인가? 다른 나라에선 자유를 외치며 절대 이메일 등의 정보 공개나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기를 거부했던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에겐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양처럼 순순히 협조하고 있다.

 

물론 이는 향후 10억명 이상의 인터넷 인구로 늘어날 거대 시장(현재 약 46천만명으로 추산)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다.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거대포털위에 군림한 중국 공산당은 이번 이집트 무라바크 대통령 퇴진 시위에 대한 특정정보를 차단함으로써 그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중국공산당과 중국 네티즌들의 싸움은 일견 해커와 기업-정부간의 대결을 떠올리게 한다. 기업과 정부는 더욱 보안망을 강하게 만들고, 해커들은 이를 뚫으려고 하니 말이다. -마치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종종 그런 해커들 가운데는 전문가로서 인정받아 혹은 기업-정부 요원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때론 줄리언 어샌지처럼 세계적인 영웅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상황은 다르다.

 

류샤오보처럼 외국에 알려지지 않은 자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 류샤오보처럼 세계적인 명망을 지닌 이들은 끝없는 감시와 도청과 탄압 그리고 회유가 끝없이 이어진다.

 

중국의 인터넷은 TV-신문처럼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또 다른 매체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류샤오보가 열망하는 것처럼 민주화의 봄을 가져오는 중국의 축복이 될 것인가? 그 해답은 오늘날 중국인에게 달려있지 않나 싶다.

 

참고: <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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