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추수강탈절이 맞다?!

朱雀 2011. 3. 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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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도 추수감사절의 의미는 아는 경우가 많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아메리카에 도착한 이주민들이 온갖 어려움 끝에 첫 번째 추수를 마치고 연 파티가 기원이라고 말이다. 조금 더 아는 이들은 이 백인들에게 물고기를 잡고 옥수수를 기르는 법등을 알려준 이들이 인디언이란 사실도 알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깊이 들어가보자! 1620년 폴리머스 항에 도착한 청교도인들은 오랜 항해에 지쳐있었지만, 신대륙에 도착하고 나서도 영양실조와 질병 등으로 첫해만 절반 가까이 죽고 만다. 근데 이들이 죽은 이유가 황당하다! 당시 뉴잉글랜드 지역에선 대구가 엄청나게 잡히고 있었고, 조금만 나가서 숲을 뒤지면 먹을 수 있는 과실들이 널려 있었다.

 

그런 풍요로움 속에서 왜 이들은 굶어 죽었는가? 정답은? ‘무지했기 때문이다’. <미국사 산책>에서 알려주는 진실은 어안을 벙벙하게 만든다. 목숨을 걸고 대서양을 건넌 이들이 물고기를 잡을 도구도 없었거니와, 애초에 잡는 방법조차 몰랐다. 한마디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개척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서바이벌 지식도 없었던 도시인에 불과했다.

 

그러니 먹을 거리를 지천에 두고도 굶어죽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을 도와준 것은 왐파노아그 인디언들인데, 이들은 굶은 그들에게 먹거리를 내어주고, 같이 사냥도 하면서 살길을 열어주었다. 따라서 추수감사절에 이들이 인디언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은 살만해지자, 인디언을 몹시 귀찮게 여겼다. 드넓은 아메리카땅을 차지하는데, 이미 그 땅의 주인인 인디언은 거추장스런 장애물로 여긴 것이다. 그 결과 잔인한 인디언 학살이 벌어진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인디언들이 백인들의 머릿가죽을 벗기는 할리우드 영화의 장면들은 사실 반대로 일어났다. 백인들은 인디언 머릿가죽에 상금을 매겼고, 이를 노린 사냥꾼들이 인디언을 사냥하고 잔인하게 죽였다.

 

백인들은 인디언 부락을 습격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잔인하게 죽였다. 새로 찬 총과 칼의 위력을 알기 위해 인디언을 상대로 실험하고, 앵무새를 빼앗기 위해 인디언 소년을 죽인 일화들은 초창기 미국인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731부대와 겹쳐진다.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인디언들은 싸악 무시한 채, 아메리카 대륙을 신대륙이라 부르며 잔인한 인종청소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사악하기 이를데 없었다. 심지어 조지 워싱턴이나 벤자민 프랭클린 같은 위인(?)들조차 인디언 학살을 당연시 여기는 장면에서 극도의 혐오스러움이 목구멍까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20051124일 북아메리카 원주민 3천명이 앨커트래즈 섬을 찾아 추수감사절(Thankgiving Day)이 아니라 추수강탈절(Thankstaking Day)’라고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원주민의 입장에선 굶어 죽을 위기에 놓인 백인들을 도와준 것은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라 본다.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 산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늘어나는 것은 당혹스러움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부족해, 독일의 유태인 학살을 넘어서는 대범죄를 저지른 미국은 오늘날 어떻게 초강대국이 되어 그동안 번영을 누려왔던 것일까? 만약 하늘이 정말 존재한다면 이런 미국인들을 단죄해야하지 않았을까? 힘만이 정의인 것일까? 여러 가지 상념이 나를 무척 괴롭게 한다.

 

참고: <미국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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