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SBS 커뮤니티 모임에 다녀오다!

朱雀 2011. 3. 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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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의 일이다. 늘 그렇듯이 블로깅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방명록에 낯선 이의 자취가 남겨있었다. 살펴보니 ‘SBS 소셜미디어 담당자입니다. 앞으로 방송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합니다. 오는 34일 첫 모임을 갖고자 하오니 연락바랍니다라는 식의 내용이었다.

 

방명록을 읽는 순간 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요것 봐라?’였다. 작년 필자는 SBS 드라마를 블로그에 포스팅 했다가, 방송화면을 몇장 캡처했다는 이유로 저작권 위반으로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야만 했다. 이후 꽤 오랫동안 SBS방송은 리뷰를 하지 않았고, TV연예블로거 활동을 거의 접을 무렵에야 <대물>을 비롯한 몇몇 화제의 방송을 리뷰했다. 그것도 나중에 혹시 또 비슷한 일(?)을 당할까봐 화면캡처 했다가 다음날 지우는 편법을 동원했다.

 

필자가 TV연예 블로거를 관둔 이유 중엔 SBS(상위는 아니지만) 하위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대물>등의 리뷰를 위해 화면캡처했다가 다음날 지우는 행위를 하면서 속으로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자조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따라서 이런 요청은 참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뭐지?’였다. 그동안 필자의 블로그에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필자는 TV연예블로그에서 문화블로그로 방향을 틀었다. 원래 책을 읽고 사색하길 좋아하는 성격에 그것이 더 잘 맞았고, TV방송을 보느라 한 달에 책 몇권 읽기도 버거운 현실이 답답한 탓이 컷다. -물론 1년이 넘게 TV연예블로거로 활동하면서 무엇보다 회의감도 컷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덧 약속된 날짜가 되었다. 필자는 모임에 가서 내가 카이저소제다!’라는 말도 안되는 지난 일의 분풀이(?)를 하는 -그렇다! 필자는 속이 밴댕이 소갈딱지라 이런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ㅠ_ㅠ - 별의별 상상을 하며, 오목교까지 여행(?)을 떠났다. 같은 서울이지만, 집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1시간 30분이상 걸리는 길은 도무지 여행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오목교에 도착해서 꽤 긴 거리를 걸어가니 저 멀리 SBS 건물이 보였다. 밖에서 보니 요즘 재밌게 보는 <마이더스><싸인>의 대형현수막이 걸려있었다. 1층 로비에 SBS 소셜 커뮤니티 모임을 위한 인솔자분이 계셨고, 필자는 회의실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귀에 들리는 이야기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담당자분들께선 이 모임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TV, 라디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라고 정의했다. 심지어 방송등을 보시고 느낀대로 이야기해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SBS에 대해 나름 안 좋은 사건(?)을 겪은 필자로선 조금 의외의 이야기였다. 당연히 우리 SBS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만 써주세요라고 주문할 줄 알았는데...

 

또한 SBS 소셜 커뮤니티를 위한 지원도 많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당연히 금전적인 보상은 없지만(오히려 있다면 안했을 것이다), 대신 방송에 대한 다양한 정보제공 및 제작현장 및 촬영현장 초청을 약속했다. 예를 들면 화제의 드라마 <마이더스> 촬영현장과 <인기가요> <라디오 공개방송> 방청행사등을 약속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속으로 !’했다. 한참 TV방송 블로거로 활동할 때 이런 취재지원이 있었다면 좀 더 현장과 교감하는 깊이 있는 관련 포스팅을 했을 텐데...

 


 
이번달 31일부터 평일 8 뉴스를 진행할 김성준 기자와 박선영 아나운서, 주말 8 뉴스의 송욱 기자와 장선이 기자(위부터 차례대로) - 뉴스의 간판인 앵커와 아나운서는 '보도국의 얼굴'인데 이번 커뮤니티 모임을 위해 소개하는 것을 보니, 새삼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어쨌든 간담회가 끝내고 20명이 남짓한 우리 일행은 SBS 방송국 견학을 했다. 열렬한 팬인 DJ.DOC의 김창렬씨가 진행하는 올드스쿨라디오 방송현장을 구경하다가, 김창렬씨가 직접 나와서 함께 사진 찍어주고 반갑게 인사해서 새삼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DMB 실시간 방송(?)과 평상시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당연히 사진 촬영도 불가능한) TV주조정실과 뉴스 스튜디오에 가서 구경하면서, 새삼 이번 모임에 대해 얼마나 SBS측에서 기대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견학을 마치고 마련된 식사자리에서 SBS 방송 캡처 화면의 저작권 관련해서 물어본 결과, ‘현재 그 부분을 풀기 위해 노력해왔고, 아마도 멀지 않은 시일 내에 해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답을 얻었다. 이번 커뮤니티 모임은 처음이지만, 소그룹형태는 있어왔고 이를 통해 계속 의견이 피드백은 되고 있었다고 한다. -SBS 방송 캡처건은 이전 참가들에게도 계속 나온 의견이었단다-


<올드스쿨>을 진행하다가, 창문 밖으로 다가선 소셜 커뮤니티 회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김창렬-심태윤-표인봉 씨. 특히 김창렬씨는 잠깐 쉬는 시간에 나와 함께 사진도 찍고 포즈를 취해주는 등의  소탈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기자 못잖은 여러 카메라의 찰칵 세례에 나중엔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



이번에
SBS 소셜 커뮤니티 모임을 주도한 방송관계자들은 블로그의 활동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알아서 사내에 건의해왔지만, 저작권을 담당하는 부서등과 이해조정으로 그동안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방송사내부에서 저작권은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이므로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간담회때 어느 분께서 재스민 혁명에 대해 이야기 했다. 튀니지에서 시작해서 알제리-이집트-예맨-리비아까지 퍼진 재스민혁명을 촉발시킨 이는 과일장사를 하던 아부지지 였다. 독재정권에 항거해서 그는 분신자살을 했고 이는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중동에 혁명바람을 일으켰다.

 

이는 단적으로 얼마나 현재의 SNS가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TV 드라마의 경우 보통 초반 1-2화 정도에서 시청률이 결정된다고 한다. 따라서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 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 SNS는 방송에 대해 활발한 시청평과 반응이 나타나는 곳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공간이기에 방송사에겐 앞으로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평상시라면 절때 찍을 수 없었던 TV주종실을 비롯한 스튜디오. 왜냐하면 이곳엔 각 방송사의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우린 당연히(?) 찍을 수 있었다. 덕분에 기분좋게 셔터박스를 계속해서 눌러댔다.



개인적으로
TV연예블로거를 그만두었데는 회의감이 작용한 탓이 컷다. 방송에 대한 정보 없이 매일 드라마를 보고 리뷰를 쓰는 것을 1년 넘게 반복하니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어떤 방송가-연예가 소식에 대해 취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TV-신문 등의 자료를 재가공해서 쓰는 것도 부정확할 수 밖에 없어서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SBS 커뮤니티 모임에 나가서 앞으론 방송연예에 대해 조금 더 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냐하면 실제 취재를 나가서 촬영현장이나 방송현장을 보고 생생한 소식을 올릴 수 있고, 단순 리뷰가 아닌 좀 더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SBS에서 비판적인 이야기도 좋다라고 한만큼, 내가 본대로 느낀대로 적어볼 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블로그의 성격을 다시 예전처럼 TV연예블로거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TV연예도 대중문화의 한축으로 본다. 안타깝지만, 오늘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대중은 거의 돈이 들지 않는 TV를 통해 문화생활을 충족하는 면이 크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문화를 논하는 데, TV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다음뷰에선 워낙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 리뷰에 대해 잘 쓰는 블로거들이 많다! 따라서 필자는 리뷰보다는 앞서 언급한대로 취재나 비교분석 등의 작업을 할 계획이다. 내가 재밌게 보는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의 뒷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연기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배역에 임하는지 궁금하다. 어서 빨리 취재의 기회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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