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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장군 흉상 -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보면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다. 카르타고의 실력자인 하밀카르 바르카가 9살인 어린 아들에게 로마를 멸망시키겠다라는 맹세를 신전에서 할 것을 강요한다. 아버지와 마찬지로 로마를 증오한 아들은 맹세를 한다. 그가 바로 로마를 멸망직전까지 몰아넣은 유일한 장본인인 한니발이다!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나라 카르타고는 상업국가였다. 오늘날의 튀니지와 북아프리카를 넘어 스페인-시칠리아-사르데냐섬을 장악했으며, 해상무역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대국이었다. 따라서 당시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며 전성기로 향하고 있던 로마와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시칠리아 섬의 지배권을 두고 23년이나 장기전쟁을 벌인 것은 단순히 카르타고-로마간의 국가전이 아니라, 패권을 둘러싼 두 강대국의 역사적 격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카르타과 로마는 세 번에 걸쳐 싸우는 데, 우린 그것을 포에니 전쟁이라 부른다. 그중에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한니발이 활약하는 것은 제 2차 포에니 전쟁이다. 한니발이 로마와 사실상 조약을 맺은 사쿤툼 도시를 점령하면서 촉발한 전쟁은 이후, 한니발이 예상을 뒤엎고 군대를 이끌고 로마본토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전반기를 자신의 뜻대로 함으로써 그의 명성을 세상에 떨치게 된다.

 

‘2차 포에니 전쟁이 아니라 우리에게 한니발 전쟁으로 친숙한 것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로마군은 한니발로부터 결정적인 승리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린 한니발이 로마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기 때문에 당시 카르타고와 로마의 국력이 엇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황은 늘 그렇듯 예상과 전혀 다르다! 한니발이 당시 동원할 수 있는 군대는 보병과 기병을 합해 10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로마는 당시 70만 명이 넘는 병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해상권도 로마가 장악하고 있어서, 한니발은 본국에서 지원을 꿈도 꿀 수 없었다(실제로 그는 적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했다).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런 국력의 차이가 컸다. 그렇다면 모든 상황이 일방적으로 불리한데도 왜 한니발은 로마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을까?

 

어떤 이들은 단순히 아버지 하밀카르를 들어 어린 시절의 복수를 들먹이지만(게다가 매형 하스두르발도 로마에 의해 암살당한 혐의가 있다), 거기에는 좀 더 복잡한 사연이 얽혀 있다. 우선 한니발이 아버지 하밀카르를 따라 에스파냐로 건너간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하밀카르는 1차 포에니 전쟁의 처리를 위해 카르타고 대표로 협상해야 했다.

 

전승국인 로마는 카르타고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 그들은 시칠리아 섬을 빼앗고 전쟁보상금으로 10년동안 3,300탈렌트를 요구했다. 그것도 부족해서 그들은 사르데냐-코리시카 섬을 차례차례 빼았었다. 이는 호전적인 국민성을 지닌 카르타고인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뿐만 아니라, 상업국가인 카르타고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카르타고는 지중해에서 상업을 포기하고 에스파냐를 개척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로마의 견제를 받아야만 했다. 로마는 지중해를 잃고도 점차 국력을 회복하는 카르타고에 불안감을 느꼈고, 심지어 에스파냐를 개척하는데 제동을 걸려고 했다.

 

흔히 하는 말로 도둑도 도망칠 구석은 주면서 쫓아야하는데 로마는 상업국가인 카르타고의 숨통을 계속해서 조이기만 했던 것이다. 뼛속까지 상인인 카르타고의 생업을 거의 빼앗고, 지나친 내정간섭과 반복되는 영토 침탈, 게다가 무리한 전쟁보상금 등은 카르타고인의 적개심을 활활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카르타고의 원로원 의원들이 로마 사절단의 협박에 넘어가지 않고, ‘전쟁불사를 외친 데는, 로마 스스로가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 : <칸나이 BC 216>

 

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garden0817.tistory.com BlogIcon garden0817 오늘도 주작님덕에 많은걸 알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2011.03.21 07:1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말씀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간의 시작되시길~^^ 2011.03.21 08:5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역시 위로 갈수록 조심해야되는게 더 많은데 말이죠 ^^;;
    즐거운 한 주 시작이 되시기를 ...!
    2011.03.21 07:2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인간은 아무래도 스스로 비극의 씨앗을 잉태시키는 것 같습니다... 2011.03.21 08:5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한니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네요.
    로마와 카르타고 국력 차가 엄청나게 컸는데 한니발도 대단하네요
    2011.03.21 08:0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월요일되시길...^^ 2011.03.21 08:5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shlim1219.tistory.com BlogIcon ★안다★ 그 이유는...
    바로 후진주작이 살고 있는 중국과 싸울 수도 없고,
    애플자드가 꽉 잡고 있는 미국과 싸울 수도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얼마 후 한니발의 후예...안니발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그들을 해결해 줄 것입니다~
    안니발 만쉐이~^^
    2011.03.21 08:08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오~안니발이란 분이 계셨군요.
    근데...과연 실력은 한니발에 필적할지 의심이...^^
    2011.03.21 08:5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 추억★ 음 오늘의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난건 만화 드래곤볼인데요 ^^;
    로마가 프리져라고 하면 카르타고는 초싸이어인이네요. 자꾸만 커지고 있는
    미래의 싹을 이쯤에서 제제 할 필요는 느꼈나 봅니다. 그래도 대단한데요
    국력이 워낙 비교가 안되었는데 덤빌 생각을 하고..
    2011.03.21 08:1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그러게. 나도 어느 정도 엇비슷하다고 봤는데, 사실은 여러모로 한니발에게 불리한 싸움이었더라구요. 그래도 몇년동안 자신의 뜻대로 전장을 이끈 한니발은 정말 대단한 사람인 듯...정말 로마를 멸망시켰다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능가하는 업적이었을 듯... 2011.03.21 08:5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dreamgod.tistory.com BlogIcon 갓쉰동 독일이 2차대전을 이르키는 원인으로 1차대전의 과도한 전쟁배상금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요... 확실히.. 쥐를 쫓을때도 도망갈 구멍을 두고... 해야하는뎅. 죽으나 사나 마찬가지면 죽기를 각오하고 도박을 하지요... 2011.03.21 08:2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네. 2차대전도 말씀하신 그런 원인이 있다고 많이들 지적하죠. 사람은 그런 면에서 어리석은 역사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참... 2011.03.21 08:57 신고
  • 프로필사진 글로피스 역사를 보면 그 시대에 살고 있는듯한
    야릇한 흥분이 일어 납니다
    주작님의 한니발 스토리 많은것 배웁니다^^*
    2011.03.21 08:28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log.daum.net/phjsunflower BlogIcon 꽃집아가씨 한니발이 사람이였군요..
    전 영화에서 나오는.. 제가 좋아하는 양들의 침묵;;; 쿨럭;;ㅠ
    아..전 이때까지 왜산걸까요 ㅠㅠ
    2011.03.21 09:19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저도 어린 시절 <에이특공대>에 열광했을 때는 그냥 한니발이 유명한 사람 정도로 생각했답니다. 나중에 관련역사서를 읽으면서, 그가 엄청난 사람임을 알게 되었지요. ^^ 2011.03.21 12:3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boyundesign.tistory.com BlogIcon 귀여운걸 잘보고 갑니다.. 역사는 알수록 흥미진진한거 같아요..
    행복한 한주 되세요^^
    2011.03.21 09:4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간의 시작되시길...^^ 2011.03.21 12:3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니자드 마치 프랑스의 과도한 견제로 패전 독일이 2차 대전을 일으킨 것과 같은 원리인듯^^ 2011.03.21 11:02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그렇죠? 저도 묘하게 요 며칠 읽은 책의 상황이 겹쳐서 신기하게 봤답니다. ^^;;; 2011.03.21 12:3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hslifestory.tistory.com BlogIcon HS다비드 에궁.. 요새 많이 바빠서 자주 들리지 못했습니다 주작님^^

    휴웅.. 대학원 개강하니까 정신이 없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주작님~^^
    2011.03.21 13:20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정신없으시겠네요. 요즘 황사와 일교차가 심한데, 건강에 유의하세요~^^ 2011.03.21 16:2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yings17.tistory.com BlogIcon 설보라 전 여기 들어와서 안다님의 댓글을 보며 항상 웃어요! ㅎ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네요~~ㅎ 어디서나 웃음을 주는 안다님!
    한니발에 대해서 공부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맹세하면서
    로마와 대적하게 되는군요~~ 대적하게 만드는 요인을 주구요.
    참 재미있게 읽으세요~~잘 보고 갑니다^^
    2011.03.21 14:5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별말씀을요. 오늘도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시길...^^;;; 2011.03.21 16:2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hjstory.net BlogIcon HJ 음..로마인이야기 말고는 별로 본일이 없는 부분인데,
    이렇게 접하니 이해가 더 빠른데요..
    중간.. A특공대와 양들의 침묵은 ..ㅎㅎ 쿨럭.~
    2011.03.21 15:27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 아마 한니발에 대해 자세히는 몰라도 영화와 드라마 때문에 아는 분들도 좀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2011.03.21 16:28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crabbit.tistory.com BlogIcon 굴뚝 토끼 말 그대로 둘 중 하나가 죽어야하는
    라이벌 상황이였고 결국 로마가 살아남았죠.

    제가 보기에는 카르타고가 지중해를 제패했어도,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유지가 어려웠을 듯 합니다.
    2011.03.21 16:1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굴뚝 토끼님의 의견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여겨집니다. 로마는 패배를 통해 배웠지만, 카르타고는 당시 페르시아와 비슷한 면이 많았죠. 따라서 단명한 왕국이 되었을 공산이 컷을 거라는 데 동감하지 않을 수 없네요...^^ 2011.03.21 16:2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daywithculture.tistory.com BlogIcon 햇살가득한날 주작님 중국 이야기가 아니라 로마이야기가 나왔네요^^
    만약 카르타고의 승리로 패권이 넘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역사적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재미있을 것 같단 느낌도 ㅋ
    2011.03.22 07:05 신고
  • 프로필사진 엘프루나 주작님 덕에 제일 궁금했던 점을 확실히 알아가네요. 감사드려요. ^^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이름없는 눈팅족 올림^^- 2011.03.2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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