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왜 오마르 칸은 삼성전자에서 시티그룹으로 옮겼을까?

朱雀 2011. 7.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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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은 평소 천재론못지않게 잡종론을 펼쳐왔다. 이건 전적으로 삼성그룹에 퍼져있는 순혈주의탓이다. 삼성그룹은 본시 파벌을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그룹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학교나 지역에 따른 모임이 거의 없다. -어떤 식으로든 뭉치려 드는 우리네 직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말 희한할 정도로. 심지어 동문모임도 없을 정도다- 물론 능력 있는 상사 밑에 모이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인간이 모여 있는 집단에서 흔히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므로 넘어가도 무방할 것이다.

 

대신 삼성그룹에선 공채로 뽑힌 이들의 자부심이 너무 강하다. 오늘날 삼성그룹은 재계 NO.1을 자랑하며 일명 삼성맨으로 불리는 삼성 출신의 인사들은 헤드헌터 업체에서 가장 선호하는 인물들이다.

 

삼성은 자사의 유능한 직원들에게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뿐만 아니라, 성과에 따라 두둑한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경쟁한다. 심지어 같은 계열사끼리도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삼성에선 파벌 같은 단체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빛과 어둠이 있듯이, 삼성맨들의 자부심은 삼성 자체의 크나큰 장점이자 약점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이건희 회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인재들을 싹쓸이 하다시피 불러들이고 있다.

 

개중에는 진대제 전 장관이나 황창규 전 삼성총괄사장처럼 엄청난 인재들도 있긴 했다. 그러나 이들은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다.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은 <논어>를 옆에 끼고 살았기 때문에, 혼자 튀는 스타일보다는 함께 이루어나가는 화합형 인물을 선호해왔다.

 

삼성그룹은 그런 선대회장 밑에서 다져졌기 때문에, 모두가 똘똘 뭉치는 강점이 있다. 대신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럼 튀는 천재들은 참기 어려운 약점도 있다. 해외파 인재들의 80~90%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은 삼성그룹의 치명적인 약점중 하나로 늘 지적되어 오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가 강했던 이유로, 타민족을 쉽게 동화시킨 로마의 저력을 든다. 로마는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작은 소읍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영국부터 북아프리카 일부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를 복속했다.

 

얼핏 생각하기에 로마제국은 오늘날 로마가 위치한 이탈리아 인들만 우대했을 걸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카이사르가 정복한 갈리아 지방의 인사들이 100년 후엔 원로원에 입성할 정도였고, 심지어 로마황제까지 정복한 지역에서 나올 지경까지 이르렀다. 로마인은 정복한 곳을 똑같이 로마인으로 대우했고, 그들의 피를 기꺼이 받아들여 로마제국을 끊임없이 젊게 만들었다.

 

로마가 제국을 이루고도 무려 450년이나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잡종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에 반해 삼성은 어떠한가? 물론 삼성은 나름대로 노력하곤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심혈을 기울이는 인재들을 보면, 해외 유력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다. 다음 뉴스를 보자!

 

 

 

참고기사: 오마르 칸 삼성전자 임원, 씨티그룹으로 이적

 

 

 

2011년 삼성그룹에서 임원이 된 외국인은 불과 8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임원수 1,800여명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 물론 삼성그룹은 최근 여성 임원을 비롯해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삼성그룹 내에 포진시키고자 많이 노력하고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포춘지 선정 22위에 올라갈 정도로 글로벌 기업이면서, 외국인 임원이 10명도 안 되는 점은 무척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삼성의 임원직은 재계의 별이라고 불리울 만큼,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일반사원이 임원이 되기 위해선 최고점을 받고도 무려 20여년이 걸린다. 계열사와 직책 그리고 성과에 다르지만, 상무의 기본연봉은 15천만원 정도이며 3,000c의 중형차와 비서와 법인카드 등등. 수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상후하박을 내세울 정도로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보수와 대우는 업계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시에 1년 마다 계약이 갱신되기 때문에, 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해고되는 셈. 따라서 직원들 사이에선 임원은 임시직원이다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돌아다닐 지경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 상무에서 씨티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오마르 칸은 200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담당했고, 프리젠테이션을 직접할 정도로 삼성전자 미국 휴대폰법인에선 간판격인 인물이었다. 지금도 유투브 등을 찾아보면 그가 직접 프리젠테이션한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리 씨티그룹에서 좋은 조건과 자리를 배정했다고 해도, 삼성전자가 매력적이었다면 남아있지 않았을까? 따라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은 인재확보 뿐만 아니라, 인재가 그룹에 남아있게 하기 위해 좀 더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삼성그룹의 인재스타일은 분명히 20세기 경제상황에선 적합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21세기는 아이디어의 세기이며, 이전과는 다른 생각과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획일적인 생각과 충성심이 가득한 집단으론 21세기에선 순식간에 몰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의 공룡이 될 것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업계의 신화가 될 것인가? 이는 전적으로 삼성그룹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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