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싱가포르

싱가포르판 한 여름밤의 꿈, ‘송 오브 더 씨’

朱雀 2012. 1.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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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를 구경하는 것은 몹시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따끈따끈한 관광지적 자태는 눈길을 끌었고, 백사장은 걷는 즐거움을 이루다 형용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쉽게도 물이 우리 동해처럼 깨끗하진 않았지만, 답답한 한국을 벗어났다는 생각 때문일까?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다. 어설픈 찍사의 본능을 발휘해 이것저것 찍어보는 것으로 사진 본능을 충족시키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해변가엔 어두움이 밀물처럼 들어와 가득 찼다.

 

우리 일행은 예매를 했던 송 오브 더 씨(Song of the Sea)’공연을 보기 위해 해변가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오전에 표를 구입할때만 해도 5불을 더 내고 고급좌석을 구이만큼 뭔가 큰 혜택이 있을 거란 착각에 단단히 빠져있었다.

 

그러나 인생은 우리를 늘 속이는 법! 우리가 앉는 좌석은 플라스틱으로 등받이가 있었다. 10불을 내고 관람하러 온 이들은 등받이가 없는 그냥 좌석이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등받이 하나로 5불차이가 났다. 왠지 억울한 느낌이 났다.


게다가 직원이 '레이니 컨티뉴'라고 말해서, 최소한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허허해변이었다. 따라서 만약 비가 왔다면 비를 쫄딱 맞으며 공연을 관람해야 될 판이었다. 비가 오지 않는 것을 오히려 행운으로 여겨게 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화가 나고 짜증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안타깝지만 이젠 들어왔으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관람비를 이미 내서 환불받을 방법도 마땅찮았다- 체념을 하고 앉아있는데, 해변가에서 신비로운 음악과 함께 파란색 조명에 비춰 인공 안개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끊임없이 영어로 공연 몇 분전을 알리던 안내방송이 지겨워질 무렵, 드디어 10여명의 배우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중국어와 말레이시아어와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말하고 노래를 불렀다.

 

아마도 싱가포르의 구성원이 다양하고, 주변국가에서 많이 관광을 오는 탓인 듯 싶었다. 공연 구경을 하러 오기 전에 이미 언어를 몰라도 즐겁게 볼 수 있을거란 사전정보를 듣고 왔길래 느긋한 마음으로 구경했다.

 

공연의 내용은 간단했다. 10여명의 배우들 가운데 한 남자가 있는데, 그가 노래를 잘 부르는데, 그의 노래의 힘 덕분에 마법의 걸린 공주가 우연히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공주의 모습을 보고 반한 남자는 계속 노래를 부르면서 그녀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에서 마녀를 비롯한 각종 사랑의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송 오브 더 씨는 어떤 의미에서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판타지물이다. 마법에 걸린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달려드는 기사의 이야기. 얼마나 이야기책과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가? 근데 송 오브 더 씨에선 흥미롭게도 칼을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노래를 통해 평화롭게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싸우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모두 흥겨운 노래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가? 여기에 영상과 CG 그리고 폭죽을 비롯한 각종 효과가 어울려져서 송 오브 더 씨해변가는 그야말로 한여름밤의 꿈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해버린다.

 

필자가 만약 노래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더욱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때론 감미롭게 때론 적발하게 때론 강렬하게 불러대는 각 캐릭터들의 노래는 나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연전의 짜증은 이미 사라지고, 배우들으 못짓 하나 노래 한음에 열광적으로 반응하기에 바빴다!

 

결국 친구들과 주인공 덕분에 마법에서 풀린 생명체의 도움으로 주인공은 공주를 마법에서 풀리게 하고 사랑을 속삭이게 된다. 밤에도 끝나는 않는 매직랜드를 만들어내는 센토사의 스토리텔링에 그저 감탄하고 탄복했다!

 

단순 볼거리가 아니라 스토리를 엮고 노래에 각종 첨단 특수효과를 동원하여 센토사를 찾은 관광객에게 잊을 수 없는 밤을 선사하는 그들에게서 관광대국 싱가포르의 면모를 새삼 읽었다. 마치 센토사는 관광지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말 그대로 환상적이고 즐겁고 자리를 뜨기 아쉬운 볼거리 였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고 한번보면 평생의 추억거리로 남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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