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왜 반전의 연속인데 긴장감이 사라졌을까?, ‘유령’

朱雀 2012. 6.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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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10화를 보면서 이상하게 점점 흥미도가 떨어졌다. 내용만 놓고 보면 흥미진진해야 옳았다! 세강그룹의 조재민이 CK전자 남상원 대표를 죽인 용의자로 긴급체포되었고, 속속 그 증거들이 나왔다.

 

허나 권력주 팀장은 대재벌의 후계자를 잡는데 너무 쉽게 증거들을 찾는데서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세강증권의 조현민이 모든 증거를 조작했다는 것이 세강그룹의 총수이자 작은 아버지인 조경민을 통해서 나온다.

 

심지어 권해효가 연기하는 믿음직스런 한영석이 내부스파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유령> 10화는 내용만 놓고 보면 반전의 연속이었다! 조재민은 그저 남상원대표가 세명리조트 12호에서 죽은 것을 목격했을 뿐이고, 그것이 운전기사에게 우연찮게 목격되면서 귀찮은 일에 말려들기 싫어서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운전기사와 검안의가 오히려 조재민을 협박하면서 일이 꼬인 것이었다. 누명을 쓴 조재민을 구하기 위해 세강그룹의 총수까지 나서지만, 오히려 담당검사를 지배하는 것은 조현민이었다.

 

게다가 조현민은 남상원 대표가 몰래 김우현에게 보낸 노트북의 존재까지 알고, 내부스파이인 한영석을 시켜서 가져오게끔 했다. ! 우선 간단히 살펴본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뭔가 반전을 위한 반전이란 부분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반전은 분명히 <유령>과 같은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를 보는 데 중요한 포인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반전은 적절하게 쓰일 때 제몫을 담당하는 법이다. 이번처럼 반전을 위한 반전으로 쓰일 때는 큰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더욱 심각한 부분이다! <유령>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진범을 미리 알려주고 시작했다! <형사 콜롬보>가 그랬지만 범인을 먼저 보여준 것은 시작과 결말만을 보여주고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건 범인찾기보다 더욱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범인의 정체가 밝혀진 상황에서 범인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증거물들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며, 이건 촘촘한 대본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유령> 10화는 어땠는가? 거기에선 그저 제작진이 놀랍지?’라며 이야기를 늘어놓기에 바빴다. 그 상황에선 시청자들이 상상하거나 헤아릴 수 여유가 전혀 없었다.

 

가장 의아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남상원 대표의 노트북을 김우현(정확히는 박기영이) 알았을 때의 부분이다. 여기서 적당하게 끊었다면, 최소한 시청자들이 노트북이 있는 위치를 추리하게끔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과욕 탓인지, 그 부분을 넘어서서 김우현은 양평의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이미 같은 팀의 한영석이 자신의 이름을 대고 먼저 가져간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제작진이 이 부분에서 의도했던 것은 <유주얼 서스팩트><식스센스>급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공중전화기에서 그가 등장했을 때 이미 알았을 것이다.

 

물론 <유령>은 여태까지 잘 해왔고, 범죄스릴러라는 장르 자체가 드라마에서 구현하기가 매우 어려운 장르다! 국내에선 드물게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해서 이 정도까지 그려낸 <유령>은 잘 해온 것이다.

 

그러나 뭐든지 지나친 것은 아니한만 못하다. <유령>10화에서 의욕이 너무 지나쳤다. 물론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유령>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유령>은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장르를 개척하고 재미와 곰씹을 만한 내용을 들려주었다.

 

필자는 그런 <유령>이 남은 분량동안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는 것이다. 부디 다음주부턴 9화때 만큼의 긴장감과 재미를 다시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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