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의미있는 첫 시도! '알투비'

朱雀 2012. 8. 15. 06:00
728x90
반응형



 

영화 <알투비 : 리턴 투 베이스> (이하, '<알투비>')를 보았다. 보면서 아쉬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좀 더 유기적으로 이야기들을 촘촘히 연결할 수는 없었을까? 완성도는 좀 더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없었을까?

 

오늘날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에게 '국산품(?)을 애용하자!'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지금은 쌍팔년도가 아니기 때문에 애국심에 호소해서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모으기란 불가능하다. TV도 아니고 적어도 8천원이상 표값을 치루고 보는 관객의 입장에선 '메이드 인 충무로''메이드 인 할리우드'든 별 차이가 없으니까.

 

<알투비>의 단점을 나열하면 한도 없다. 그러나 영화 <알투비>의 장점은 무엇보다 고공액션을 국내최초로 시도했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그래봤자 할리우드에 비교하면 멀었다!'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관객들이 지적한 할리우드에서조차 파일럿이 주인공인 경우는 별로 없었다.

 

1986년작 <탑건>이후로 할리우드에서 파일럿은 고사하고 공군의 활약이 빛난 영화는 별로 없었다! 오웬 윌슨이 주연한 2001년작 <에너미 라인스>의 경우 파일럿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불시착한 파일럿이 적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상에서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2005년작인 <스텔스>는 파일럿의 이야기를 제대로 그린 편인데, 무인 조종기 스텔스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산으로 가버렸다.

 

뭐 그외에도 찾아보면 몇 편의 영화가 더 있겠지만, <탑건> 이후로 관객에게 어필한 할리우드산(?) 고공액션 작품은 없다. 왜일까? 아마도 오늘날 전투기의 뛰어난 성능이 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알투비>를 예로 들면, 13,000km의 상공에서 마하의 속도로 전투기들은 전투를 벌인다.

 

전투기들의 전투방식을 보면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마하의 속도로 나는 비행기를 카메라가 쫓아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전투기 끼리의 전투는 서로가 서로의 꼬리를 잡고자 다소 지루한 비행전이 이루어지다가, 거의 마지막에 꼬리를 잡은 쪽이 미사일 한방으로 결판나는 경우가 대다수다.

 

마치 사무라이들의 대결처럼 단 한번의 발검으로 끝난다. 단판승부는 그 자체로는 멋지지만, 최소한 몇분이상의 화려한 액션신이 요구되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공중전은 (관객에게) 매력적인 이벤트라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그런 탓에 거의 모든 전투는 지상에서 벌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일례로 <배틀쉽> 같은 영화조차 지상전이 나오지 않는가?

 

 

물론 <알투비>의 최고 볼거리이자 하이라이트인 공중전은 덕후 중에 최고인 밀덕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아쉬움이 있다. '사실성' 부분이다. 그러나 <알투비>는 국내 최초로서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과 할리우드 팀이 지원하고, 10개월이나 작업을 통해 완성된 장면들이다. 물론 할리우드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할리우드조차 공중전만 가지고 공들여 만드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알투비>는 국내 최초로 고공액션신을 시도한 것 외에도, 공군 비행사들의 삶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공군조종사가 너무나 되고 싶었지만 청력장애로 정비사가 된 유세영(신세경), 조종사와 정비사간의 신경전, 탑건이 되기 위해 '보라매 사격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장면등이 보기 좋은 예일 듯 싶다.

 

<알투비>를 보면서 시원한 장면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군이 대륙간탄도탄이 날아오기 전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하는데, 국방부장관과 공군이 합심해서 정면으로 대치하고 결국엔 우리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치는 부분이리라.

 

이 부분은 안타까우면서도 현실적인 장면이라 여겨진다. 북한군의 미그 29기와 대한민국의 F-15K의 서울 전투신은 인터넷에도 선 공개되었지만, 국내 고공전투신에 이정표를 그렸다고 평가된다. <알투비>의 영상은 소위 '때깔'이 훌륭하며, 군입대한 비의 까불까불한 연기는 얄미우면서도 분명히 나름 매력적인 느낌을 준다.

 

<넝쿨당>으로 범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준상의 모습은 상처가 있는 모범적인 비행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보여준 연기와 다른 역할을 맡은 김성수의 모습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다. 공군조종사 이하나와 정비사 신세경은 각각 다른 여성상을 귀엽고 예쁘게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여겾니다.

 

초반에 밝힌대로 <알투비>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새롭고 과감한 시도와 한국적인 정서와 상황을 최대한 반영한 스토리라인은 분명히 매력적이라고 여겨진다. 관객이 <알투비>만의 고유한 색깔과 스토리텔링을 받아들인다면 하반기 화제작으로 분명히 이름값을 떨치게 되리라 여겨진다. 건투를 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