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즘 홍대대세는 ‘라이브밴드 쌩’!

朱雀 2012. 9. 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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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대에 갈일이 있으면 참으로 즐거워진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엔 까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데, 졸고 있는 듯한 고양이 탈을 쓴 이를 보았다.

 

처음엔 너무나 오랫동안 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서, 사람이 아니라 그냥 고양이 모양을 거리에 둔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툭툭 치니, 쓰윽 고개를 들더니 귀찮은 듯, 오른손으로 가라고 손짓하더니, 이내 다른 손으로 자신의 목을 가로 긋는 행동을 했다.

 

너무 의외의 행동이라 놀랐는데, 사람들은 재밌다고 깔깔 웃어대고, 여학생들은 바로 옆에 앉아서 자세를 흉내내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덕분에 그가 이 거리의 명물임을 알게 되었다.

 

일정 시간이 되자,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른 곳을 향해 갔는데, 그런 그를 호기심 어린 몇몇 학생들이 쫓아가고 있었다. 다른 고양이 까페를 선전하는 이들은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장난도 걸고 친절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정말 고양이처럼(?) 오히려 그들을 무심하고 시크하게 대접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그의 역발상엔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다!

 

고양이를 뒤로 하니, 홍대역 거리의 명물인 포장마차가 보였다. 저곳에서 작년 새벽 엄청 추운 날 호호 불어가면서 오뎅국물을 먹던 생각이 떠올랐다.

 

또 조금 지나가니 이번엔 살사바 바히아가 보였다. 홍대입구역 근처에는 이렇게 몇 평 안 되는 작은 살사바가 존재하는데, 특히 바히아는 주인이 살사음악 마니아라서 엄청나게 음반을 많이 구입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만약 손님이 주문한 음악이 없으면 어떻게든 며칠 내로 준비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었다. 그런데 정작 살사바를 운영하면서 살사댄스는 전혀 추지 못하는 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함께 바히아로 춤추러 가던 이들은 다들 어디서 뭐하는 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러나 우린 잘 알고 있다.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을’. 또 조금 지나가 북새통 문고가 보인다. !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영향을 준 <나이트 폴>을 아직 못 샀는데...’라는 생각이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이번 달 역시 적자 투성이 인 것을. 구입하고 싶은 코믹스를 뒤로 하고 휘적휘적 앞으로 걸어나갔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라이브밴드 쌩이 보였다!

 

몇 다리를 걸쳐서 아는 이에게 부탁받고 취재를 위해 나온 곳이라 설명도 제대로 듣지를 않았다. 처음 컨셉을 듣는데 오해해서 라이브밴드? 그럼 옛날 가라오케 비슷한 건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매장 앞에선 한 분이 멋지게 드럼을 치고 있었다. 전문가를 섭외했는지 음악이 듣기 좋았다. 본격적인 구경을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드럼과 기타를 비롯한 악기가 전시되어 있어서, 정말 이곳이 라이브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벽면에는 강소라와 박진영을 비롯한 <드림하이 2> 출연진의 사인이 있었고, 이곳을 방문한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들이 즐기던 모습들이 즉석사진으로 찍혀 있었다.

 

직접 해보기 전에, 즐기고 있는 두 팀에게 양해를 얻어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팀은 청소년들이 친구끼리 온 것 같았는데, ‘막걸리나를 비롯한 최신 유행곡을 부르면서 재미나게 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이도 부르는 거지만, 각각 기타와 키보드 그리고 드럼을 연주하면서 함께 라이브밴드로 하는 그들의 모습은 노래방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온몸에서 느껴졌다.

 

다른 한팀은 귀엽고 예쁜 테일러를 중심으로 해서 가족들이 함께 놀러온 것이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한 테일러 가족은 아빠는 기타를 엄마는 드럼을 각각 맡아 10분 정도 설명을 듣더니 이내 즐겁게 연주와 노래를 즐기기 시작했다.

 


테일러는 아델의 '롤링 인 더 딥'을 불렀다. 새삼 우리 주변엔 가수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직접 해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라이브밴드 쌩은 손님이 직접 모든 악기를 연주하는 시스템이었다. 기타-드럼-키보드는 모두 실제 악기다! -기타의 경우엔 코드를 잡는 게 조금 어려워서 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되어 있지만-

 

보컬이 부를 노래를 정하고 나면, 각자 악기를 맡은 이들은 자신의 모니터에서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고, 각 화면마다 (마치 게임처럼) 자신의 파트에서 맞추어야할 것들이 마치 테트리스처럼 떨어진다. 그러니까 오락실이나 xbox등의 게임기를 통해서 비트매니아 같은 게임을 해본 이들은 쉽게 이해하리라.

 

그러니까 게임처럼 모니터의 지시대로 누르고 치다보면 합주가 되는 것이다. 즉 게임을 통해 진짜 연주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게임들은 가짜 악기나 화면을 보고 치는 것에 불과했다면, ‘라이브밴드 쌩은 거기서 한발자국 나아가서 정말 연주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노래방처럼 방을 정하고 들어가면 처음 오는 이들에겐 실용음악과 출신의 직원들이 와서 방법을 간단하게 알려준다. 직접 해본 결과, 개인적으론 키보드가 제일 어려웠고, 드럼이 그 다음, 마지막이 기타였다.

 

왜 이런 순서가 되느냐고 하면, 난이도를 제일 낮게 놓고 쳐보면, 키보드가 쳐야할 건반이 제일 많고, 드럼은 그 다음, 기타는 다섯 개 버튼을 누르고 피크를 잡고 쳐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래도 해보고, 악기들을 연주해보면 신기했던 것은 (위에서 밝혔지만) 게임처럼 즐기다 보니 어느새 듣기 좋은 연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연주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이 틀렸지만, 꾸준하게 와서 연습을 한다면 꽤 괜찮은 수준으로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욕심 있는 사람들은 진짜 연주하는 법을 배우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개중에는 뜻이 맞는 이들끼리 밴드를 결성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룸은 1시간에 1만 5천원이니까, 놀러오기에도 연습하러 오기에도 꽤 괜찮은 가격대로 경쟁역이 있다고 여겨졌다. 모르면 몰라도, 필자처럼 한번 경험하게 되면 재밌어서 일부러 찾아오게 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고 뜻대로 안되어서 짜증이 좀 났지만, 하다보니 실제 악기를 만지고 연주하는 즐거움은 꽤 컷다!

 

최근 KBS 2에선 <탑밴드 2>를 작년에 이어서 방송중이다. 밴드들의 오디션 서바이벌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밴드의 요람인 홍대거리에 이런 명물이 생긴 것은 어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될 지경이었다.

 

어린 시절 무대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록커들을 보면서 한때 동경했던 적이 있었다. 비록 이룰 수 없고 지금은 별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아마도 이곳에 오면 누군가는 나처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될 거라 여긴다.

 

그러나 또한 누군가는 이곳에서 자신의 개성과 꿈을 찾아서 전진하지 않을까 싶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어머니를 위해서 녹음한 노래 때문에 전설적인 가수가 되지 않았는가? ‘라이브밴드 쌩은 여러 가지 의미로 무궁무진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찾는 이와 운영하는 이에게 말이다.


연락처: 02-3143-1177

홈페이지:
www.livebandssae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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