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조인성의 몰락이 안타까운 이유, ‘그 겨울 바람이 분다’

朱雀 2013. 3. 1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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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현재 오수(조인성)의 처지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현재 오수는 몰락하기 바로 일보직전에 있다! 장변호사는 까페주인 심중태에게 어린 시절 오수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 그의 화상 흉터가 오른팔이 아닌 왼판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왕비서관은 진소라를 만나서 오수가 있었다는 보육원의 이름을 알아내고 원장과 통화까지 한 상태다.

 

무엇보다 오수가 사랑하게 된 오영은 자신이 받은 알약이 사실은 동물 안락사를 위해 쓰는 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심한 배신감에 휩싸인 상태다. 오수가 오영의 가짜 오빠라는 사실은 이제 밝혀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럴 경우 오수는 김사장에게 빚진 78억원을 구하지 못해 결국 조무철의 손에 죽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극중 오수의 몰락이 안타까운 이유는 그가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겉보기에 그는 악당처럼 보인다. 겜블러로서 한몫 잡기 위해 불나방처럼 살아왔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되자 형제처럼 지내던 동명이인 오수가 교통사고로 죽자, 그의 행세를 하면서 동생 오영에게 접근했다. 분명 오수의 행동엔 많은 문제가 있고 잘못되어 있다.

 

그러나 오수는 현재 오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오수는 삶이 무의미하다라는 식으로 말했었다. 갓난아기 시절 그것도 겨울에 나무밑에 버려진 그로서는 세상 모두를 증오하게 되었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대로 되는 대로 막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존재의 의미같은 철학적인 이유없이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 살고 싶어서. 그는 조무철의 칼에 저승직전까지 다녀와서는 살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원래 그가 오영에게 오수로서 찾아온 것은 필요한 돈 78억원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허나 오수는 자신처럼 무의미한 삶 때문에 죽고 싶어하는 오영을 보면서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현재는 누구보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 친오빠 못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기 직전이라는 상황을 알면서도 왕비서관이나 다른 인물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기 보다는, 하루 빨리 오영이 뇌종양 제거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그녀를 설득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아는 국내 최고의 뇌전문의에게 보이기 위해, 자신을 죽이고 싶어할 정도로 증오하는 조무철에게 맞아가면서 부탁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몰락은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 그는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스 리플리>의 장마리(이다혜)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 거짓말을 서슴치 않은 인물이다. 따라서 그녀의 거짓말이 밝혀질수록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 겨울 바람의 분다>의 오수(조인성)의 경우엔 다르다.

 

애초에 그는 오영의 오빠 오수 행세를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78억원을 구할 방법이 전무한 상태에서 장변호사가 그를 오영의 오빠 오수로 착각하고 접근하자,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현재는 우여곡절 끝에 78억원을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 그대로 죽음을 불사하고 오영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성시청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면에선 나쁜 남자지만, 그는 누구보다 로맨티스트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자신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말그대로 모든 것을 포기한 오수의 모습은, 분명히 몰락이 예고된 상태에서도 그저 안타깝고 멋지기 그지 없어 보인다. 조인성이 정말 오랜만에 브라운관 출연을 한 값을 톡톡히 하는 매력적인 배역이라고 감히 단언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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