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터, 그것을 알려주마!/극장에 대해 알고 싶은 몇가지 것들

우린 왜 어투컴컴하고 답답한 극장에 들어가는가?

朱雀 2013. 5.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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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 오늘은 첫 번째로 극장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먼저 질문을 하나 던져보련다. ‘우린 왜 극장에 가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 그들에게 극장 입구에서 왜 오셨어요?’라고 묻는다면 그저 영화를 보기 위해 왔다고 제일 많이 대답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매우 어리석은 질문일지 모르겠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어떤 등산가에게 (굳이 에베레스트) 산에 올랐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거기 산이 있어서라고 한 답변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그저 산이 좋아서 오르다보니 에베레스트에 올라간 누구처럼, 우리가 극장에 가는 것도 그저 영화가 좋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 좀 형이성학적일지 모르는 질문에서 벗어나서 하드웨어적으로 질문을 던져보겠다.

 

왜 극장은 어둡고 답답할까?’ 우린 어린 시절 부모나 사촌의 손에 이끌려 극장에 가기 시작했고, 지금도 때때로 극장에 가서 자신이 보고 싶어서, 때론 심심풀이로 영화를 관람한다. 그러면서 거의 대다수는 왜 극장이 어둡고 답답한 환경인지 한번쯤 지나가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어떤 이에게 극장은 불쾌하고 답답한 공간일 수 있다. 극장에 들어가면 온통 시꺼먼 것 투성이다! 극장 중앙에 위치한 스크린도 검고 벽도 대부분이 검은색 계열이다. 극장은 영화 상영 중이 아니라도 항상 다른 장소에 비해 어둡게 유지된다.

 

왜 백화점이나 다른 상점들처럼 극장은 밝지 않은 것일까? 하드웨어적으로 접근하면 이유는 간단하다. 영상기를 통해 스크린에 투사되는 빛이 너무나 약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극장에서 평상시처럼 조명을 켜진 상태에서 영화 상영될 때를 봐보라! 조명이 꺼졌을 때와 비교하면 확연할 정도로 희미하게 보일 것이다.

 

거실이나 안방에서 TV를 보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왜 극장의 스크린은 그렇게 어두운 것일까?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스크린은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빛을 반사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조명이 켜지면 그 빛마저 반사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영사기 빛이 희미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TV는 비교적 빛에 강한 편이지만, 역시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으면 거의 하얗게 되어서 보이지 않는다. 참고로 TV역시 주위 빛을 모두 제거하고 보면 매우 밝아보이며, 극장처럼 약간 밝기를 낮추고 컨트라스트와 색상을 살짝 조정하면 보다 선명하고 강렬한 명암비와 단계적 색상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론 TV역시 극장 스크린을 참고하여 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극장은 왜 직사각형이 대세를 이룰까? 그건 좋은 음향을 들려주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최선의 선택이다. 사실 소리를 듣기에 가장 좋은 형태는 부채꼴 형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에 그런 극장은 씨넥스 이후로 찾아볼 수 없다. 멀티플렉스가 절대다수를 점하는 우리 상황에선 한 개의 관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직사각형(대론 정사각형)을 고수하는 것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음향을 만들어서 들려준다. 최근 개봉한 영화중에 <오즈 더 그레이트>를 보면 켄자스시에서 삼류마술사로 공연을 하는 오즈의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터번을 쓴 오즈는 대마법사처럼 폼을 잡지만, 뒤에서 조수는 톱을 썰고 갖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소리를 만들어낸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음향이 사실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우린 영화를 볼 때 스크린을 두 시간 정도 열중해서 보기 때문에 시각적인 면이 가장 크게 다가오지만 사실 가장 우리를 영화를 몰입케 하는 것은 소리에 있다. 새의 지저귐부터 주등장인물들의 대사와 격투신 그리고 폭발음처럼 강렬한 효과음까지.

 

그런 음향들은 영상에 맞춰 엔지니어들이 정밀한 사운드디자인을 걸쳐 관객들이 현장감을 느끼게 만든다. 즉 몸은 컴컴한 극장에 앉아 있지만, 관객들은 자신이 사막에서 우주공간까지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 음향을 재현해 내기 위해선 사방이 꽉 막힌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극장은 어두컴컴하고 답답하다! 극장을 보면 스크린 주변과 심지어 출입문은 두텁고 검고 두툼한 커텐을 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암흑처리는 빛과 소리가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동시에 안의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맴돌게 만든다.

 

몇줄로 정리하자면 극장이 어둡고 답답한 공간인 이유는 영화의 영상과 음향을 효과적으로 재현해서 관객이 상영시간동안 현장감을 최대로 느끼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극장관계자들이 영화관을 밝고 화사한 공간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엔 이런 이유가 숨어 있다. 다음번엔 오늘날 대세를 이루고 있는 디지털 상영에 대해서 몇 가지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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