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다?! ’더 테러 라이브’

朱雀 2013. 8. 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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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혼자서 극을 이끌어 나가는 <더 테러 라이브>는 많은 부분에서 화제가 되었다! 100분의 런닝타임과 실제로 사건이 진행되는 시간이 일치하는 점. 모든 사건은 윤영화(하정우)가 일하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는 점 등등.

 

<더 테러 라이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전형적이다! 테러범이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라는 협박에 대해 제발 해보세요라고 말하다가, 정말 터지자 경찰에 신고하기 보다는 이걸 기회로 삼아서 다시 뉴스로 복귀하려는 윤영화와 오로지 시청률만 생각하는 국장.

 

마포대교의 폭발로 끊긴 다리 위에 갇혀있는 인질들보다는 대통령만 생각하는 권력자들의 모습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많은 관객들이 그러하겠지만 <더 테러 라이브>는 보면 볼수록 테러범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분명히 테러범이 선택한 방법은 극단적이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소위 빽 없고 힘없는 소시민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법은 그의 편을 들어줄까?

 

테러범은 끊임없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 3년 전 마포대교를 보수공사하다가 죽은 3명의 인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과연 대통령은 스튜디오에 나와서 사과할까? <더 테러 라이브>은 이런 장르에서 많이 쓰인 장치들을 동원한다.

 

윤영화의 귀에 설치된 폭탄이 과연 터질까? 대통령은 과연 나와서 사과할까? 테러범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의 최종목적은?

 

<더 테러 라이브>은 오락영화로서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하정우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테러범의 예고 전화를 가장 먼저 듣고, 특종을 생각하다가 의외의 상황에 점점 고뇌하고 분노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그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극중 윤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그는 한때 잘 나가는 뉴스앵커였지만, 지금은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시청률을 생각하고, (뉴스 앵커 자리를 놓고) 국장과 거래를 하는 장면은 분명히 분노를 치솟게 한다.

 

그러나 그가 테러범이 완벽하게 계산한 상황에서 당황하고 분노하는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우린 극중 윤영화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을까? <더 테러 라이브>는 분명히 스릴러의 옷을 입고 있지만, 작품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테러범과 거래를 시도하는 방송사의 모습과 특종을 보고 앞뒤 안 가리는 언론인들의 모습은 역겹기 그지 없다. 테러범을 잡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찰과 권력의 모습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더 테러 라이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은 메시지는 보는 것만 믿는다라는 부분이다. 윤영화가 폭탄테러가 난 마포대교 현장을 보는 것은? 스튜디오에 설치된 TV를 통해서다.

 

윤영화의 비리가 드러나는 화면 역시 TV를 통해서다! <더 테러 라이브>는 분명히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테러 현장이 실시간 라이브로 중계된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모든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중에는 사진과 글로 이루어진 기사도 있다. 그러나 역시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되는 영상메시지다. 우린 그런 동영상을 통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식한다.

 

<더 테러 라이브>에는 그런 현대인들의 보는 것에 대한 맹신적인 믿음을 꼬집는 것은 아닐까? 윤영화는 한때 잘 나가는 앵커였다. 시청자들은 TV에서의 그의 모습만 보고 그를 정의롭고 올바른 방송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 역시 닳고 닳은 방송인 이었을 뿐이다.

 

특종에 욕심을 내고, 헤어진 전 아내와의 결합을 생각하고, 출세를 생각하는. 그러나 윤영화 역시 테러의 희생자일 뿐이다. <더 테러 라이브>의 비극적인 부분은 테러범과 윤영화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희생자라는 점이다.

 

테러범은 몇 년전의 사고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듣기 위해 테러를 자행한다. 그러나 살아있는 권력자를 직접 테러할 수 없기에 불특정 다수인 시민에게 테러를 가하고 만다. 그런데 그 시민들은 누군가? 아무런 죄 없는 선량한 시민들일 뿐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테러범이 협박하는 방송인 윤영화 역시 TV에 나올 뿐이지, 별다른 정치력 영향력 없는 그냥 인간일 뿐이다. <더 테러 라이브>의 무서운 메시지는 어쩌면 대통령 같은 정치력 영향력 있는 1%의 소수 인간들을 빼고는 나머지는 그저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메시지일지 모르겠다.

 

<더 테러 라이브>은 그런 면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당신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는가? 단순한 오락영화인가? 아니면 기막힌 현실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향한 한편의 잔혹서사시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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