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왜 이민호보다 김우빈에게 눈길이 갈까? ‘상속자들’

朱雀 2013. 11. 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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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김우빈이 나왔을 때만 해도 이맛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가 동급생을 괴롭히는 인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가 연기하는 최영도는 동급생을 재미로 괴롭히는 그야말로 최악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상속자들>에선 그가 나쁜 짓을 하게 된 이유가 몇 차례에 걸쳐서 나왔다. 바로 아버지가 부정을 저지르는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18살로 어린 나인데, 15살에 그것도 가장 친한 친구인 김탄과 함께였기 때문에 그는 더욱 그 상황을 참기 힘들어했다.

 

물론 자신이 힘들다고 남이 괴롭혀서는 안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최소한 그가 왜 이렇게 엇나가는지 알게 되었고, 그의 처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최영도는 차은상을 놓고 김탄과 대립중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김탄과 차은상의 사랑이 더욱 애절하기 위해선 최영도가 그만큼 멋진 인물로 나와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현재 최영도는 김탄 못지 않게 멋진 인물로 <상속자들>에서 그려지는 데 상당히 성공적인 것 같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김탄이 유라헬과 약혼중이라는 사실을 먼저 꼽을 수 있겠다. 김탄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양가의 뜻에 의해서 두 사람은 약혼 중인 상태다. 약혼이란 무엇인가? 바로 결혼을 약속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극중에서 차은상을 좋아해서 따라다니고 그런 김탄을 보면서 속상해하는 유라헬의 모습은, 마치 바람난 남편을 보면서 속상해하는 부인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물론 김탄이 원한 것도 아니고, 김탄은 현재 어떻게든 약혼을 깨고 싶어하지만- 다른 식으로 말해 왠지 김탄이 불륜(?)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살짝 받게 해서 시청자들을 불편케 하는 구석이 있다.

 

반면 최영도는 깨끗(?)하다. 최영도는 김탄처럼 약혼한 여성은커녕, 전 여자친구 조차 등장하질 않는다.-약혼녀인 유라헬에 전 여자친구인 이보나까지 등장하는 김탄과 더더욱 비교되는 대목- 만약에 차은상이 최영도랑 사귄다면 어느 정도 집안의 반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아버지에게 반항적인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녀를 지킬 방법을 찾을 것 같아서 안심(?)되는 구석이 있다.

 

두 번째로 김탄보다 더 적극적으로 차은상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자세가 그렇다! 비록 어제 차은상을 풀장에 밀어뜨리긴 했지만, 그건 차은상이 김탄과 교제를 시작했을 때 벌어질 상황들을 일깨워 주기 위한 나름의 고육지책(?)이었다.

 

최영도는 차은상이 알바하는 까페에서 남자손님들이 못살게 굴자 흑기사처럼 나타나서 한번에 해결해줬다. 캠핑에서 몇몇 동급생들이 차은상을 험담하자, 그녀들의 신발을 물통에 집어넣는 통쾌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그의 상처받고 여린 면을 부각시켜서 동정심을 확실하게 유발시키고 있다. 최영도의 아빠와 유라헬의 엄마의 재혼기사에 대해 제국고의 다른 학생들은 주식이야기나 하고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오직 차은상만이 괜찮냐?’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있는 최영도를 진심으로 위로해준다.

 

그녀의 말처럼 이제 18살에 불과한 청소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돈과 물질이 아니라 인간적인 대우였다. 최영도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차은상에게 푹 빠진 것은 그녀가 예뻐서도, 로맨스물의 여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최영도는 재벌 2세가 혼자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는 이유가 혼자 먹어도 안 이상해 보이니까라고 말해 그가 얼마나 외로운 인물인지 드러냈다. 더불어 <상속자들>에선 당연히 김탄과 차은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린 알고 있다.

 

인간은 묘한 속성이 있어서 승자보다는 패자를 더욱 지지하고 응원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약자인 자기와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당연히(?) 김탄에게 차은상을 뺏길 수 밖에 없는 최영도의 처지가 안쓰럽고 더욱 응원하게 되고 눈길이 가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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