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걸그룹과 삼촌팬 특집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해피투게더’

朱雀 2013. 11. 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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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피투게더에선 매우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바로 걸그룹과 삼촌팬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여기서 삼촌팬은 정말 일반인을 불러모은 것이다. 흔히 이런 특집의 경우 20대 후반 이상의 남성 연예인을 모으는 것이 일반적인 구도였는데, <해피투게더>는 과감하게 정말 삼촌팬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일상과 팬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쓰에이의 수지를 너무 좋아해서 쉬는 날마다 스케줄에 맞춰 따라다니고 김밥까지 쌌다는 노광균 씨, 항상 정장을 입고 까페회원들과 에이핑크 정은지의 스케줄을 따라 움직인다는 임현우씨, 경찰을 준비중인 걸스데이 민아의 팬인 천윤수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개인적으로 어제 방송을 보면서 많이 폭소를 했다. 그러나 호불호는 다소 갈릴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마니아에 대해서는 매우 박하게 보는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30대 남성이 자신보다 어린 걸그룹에 열광하는 모습에서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사람이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데 굳이 이유가 필요할까?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은 분명히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게다가 걸그룹을 좋아하면서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당당하게 밝히고 제대로 즐기는 그들이 훨씬 멋지다고 본다-

 

! 그럼 <해피투게더>는 왜 걸그룹과 삼촌팬 특집을 준비했을까? 심지어 이 특집을 위해서 간판코너인 야간매점을 포기할 정도였다. 오늘날 공중파는 케이블에게 밀리고 있다.

 

물론 시청률에선 아직 꽤 우위에 있지만 20~30대의 젊은 층에겐 케이블 프로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무장한 젊은 층은 본방사수보다는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는 걸 즐기고 그걸 다시 SNS에서 말하면서 확산시키고 있다.

 

여기엔 케이블의 젊은 층의 취향을 보고 거기에 최대한 발맞춰서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준 탓이 크다. 반면 공중파는 아직까지 자신들의 유리한 점만 믿도 안이한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해피투게더>는 대표적인 야간매점을 한주 결방할 정도로 이번 특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개인적으론 꽤 재미가 있었다. 삼촌팬의 일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특히 수지팬인 노광균씨의 언변이 너무나 훌륭해서 방송일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오늘날 사회에선 마니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린 그들을 별종으로 취급하고 별로 알려고 하질 않는다. 여기서 편견과 오해가 생긴다. 물론 어떤 이의 시선에선 30대 남성이 걸그룹에 열광하는 모습이 한심해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입장차이가 아닐까? 각자의 취미생활과 여가활동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존중받아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피투게더>는 최소한 걸그룹 삼촌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위에서 언급했지만 오늘날 유행은 정말 빠르고, 신선하고 재밌는 유머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무한반복으로 대중들에게 소비된다. 게다가 <야간매점>은 이제 40회를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 식상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파에서 일반인을 불러서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특집이었다고 생각한다. 20대 이상의 젊은 층에게 다가가고자 애썼고, 새로운 코너를 모색하고자 애썼다고 본다. 처음이라 다소 서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젊은 시청자에게 다가가고자 애쓴다면, <해피투게더>의 생명연장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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