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미친 완성도의 걸작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朱雀 2014. 3.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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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팬으로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이하 ’<윈터솔져>)’가 개봉하자마자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윈터솔져>를 보고 난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은 그저 걸작을 만났다!’라는 생각 뿐이다.

 

<윈터솔져>는 마블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일 뿐이다. 따라서 관람객이 이 작품에 바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영화적 완성도 보단 그저 오락성과 재미를 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리라.

 

그런데 <윈터솔져>는 히어로 무비답게 액션과 블록 버스터적 재미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도 냉철하고 무거운 주제의식을 심어놓았다. 이는 단순히 팝콘용 무비를 즐기러 온 관객의 뒤통수를 무자비(?)하게 후려치는 충격 그 자체이자, 전율을 안겨주었다!

 

<윈터솔져>에서 쉴드는 테러를 비롯한 범죄 그 자체를 억제하기 위해 3대의 헬리캐리어가 첫 선을 보인다. 각종 최첨단 무기를 다수 보유한 공중요새인 헬리캐리어는 목표물을 인식하면 단숨에 몇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기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살인병기이다! 그런데 영화 상에서 악의 조직인 히드라는 쉴드 내부에서 힘을 길러서 이 헬리캐리어를 탈취해서 전 세계 쉴드요원은 물론이요, 훗날 자신들을 방해할 인물들을 모조리 제거하고자 한다.

 

물론 영화상에서 이들의 음모는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영웅들의 활약에 의해 좌초되지만, 영화상에서 이 엄청난 무력이 상징하는 바는 결코 작지가 않다! 오늘날 우리는 범죄와 끝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세계 곳곳에선 아직도 전쟁이 진행 중이고, 테러가 연일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순식간에 없앨 무기가 있다면 그러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무기가 만약 존재한다면? 역으로 다른 나쁜 목적으로 충분히 쓰일 수가 있다. 쉴드 내부에서 힘을 키우며 기회를 엿본 히드라처럼 말이다. 아니 히드라가 없어도 그런 엄청난 무력이 생긴다면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이 충분히 생겨날 수 있다.

 

3대의 헬리캐리어는 인공위성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SNS를 비롯한 각종 정보, 즉 빅데이터에 연결되어 미래의 범죄자(테러리스트를 비롯해서)들을 색출하고 처단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평범한 생활을 하던 이가 미래에 범죄를 저지릴 수 있단 이유로 갑자기 처단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상황설정인가?

 

만약 3대의 헬리캐리어가 미래의 범죄자를 미리 색출해서 처단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그들의 범죄유무는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처리할 것인가?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들을 처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라는 질문이 끝없이 반복된다.

 

3대의 헬리캐리어로 대표되는 엄청난 무력 역시 엄청난 메타포를 지니고 있다. 이는 미국의 군사력 그 자체를 풍자함과 동시에 비판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0년 기준으로 국방비로 무려 7860억원을 썼다. 이는 2천억 달러인 중국보다 네배 가까이 많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쓴 것이다.

 

이 돈이면 전세계의 굶주린 이들이 없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니, 얼마나 어마어마한 돈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규모의 돈이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위해 쓰여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

 

게다가 미국이 만들어내는 군사무기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세계로 팔려나가며, 그 중에는 테러리스트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범죄와 전쟁을 없애기 위해 만든 무기가, 바로 정반대의 목적으로 쓰이는 도저히 웃을 수 없는 끔찍한 현실이 우리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수행했던 전쟁과 무력이 과연 정당했는가?’라는 질문 역시 던지지 않을 수 없다. 9.11테러 이후 미국이 벌인 이라크 전쟁은 불과 20일 만에 끝났지만, 부시정부가 그렇게 외치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와의 연계도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아무리 미국이라도 할지라도 모든 것을 알고 무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계의 경찰이라 불리는 미국은 과연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했는냐?’는 대목에 이르면 쉽게 대답을 할 수 없게 된다.

 

<윈터솔져>에서 캡틴은 닉 퓨리의 쉴드의 방침에 대해서 계속 반발한다. 구식인간인 캡틴은 2차 세계대전때 활약했다. 그때 만해도 나치는 악당이었기 때문에, 그들만 상대하면 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깨어난 캡틴은 누가 악이고 선인지 알 수 없는 현대에서 몹시나 괴로워하고 있다. 범죄를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쉴드 역시 그렇다! 그 속에서 히드라가 기생하면서 힘을 키웠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메타포다!

 

우리가 악을 처단한다고 믿고 무력을 키우기만 한다면, 거기서 다른 욕망이 얼마든지 자라날 수 있다. 그럼 면에서 쉴드내부의 히드라는 우리의 잘못된 욕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기억을 잃은 친구 버키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진 캡틴의 모습은 또한 얼마나 인간적인가? 팔콘은 영화상에서 악당과 우리 편을 어떻게 구분하죠?”라는 질문을 캡틴에게 한다. 캡틴은 총을 쏘면 악당이야!”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유머러스한 답변이지만 동시에 틀린 말이기도 하다. ? 그의 친구인 버키가 그에게 총을 겨눴기 때문이다. 물론 버키는 히드라에 의해 기억을 제거당하고 암살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그런 전후사정을 캡틴으로선 알 수 없다.

 

따라서 그가 오랜 친구이자 전우인 버키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부분은 무자비한 폭력을 영화와 TV를 통해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윈터솔져><어벤져스 2>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내낸다. 그뿐만 아니라 전작들과 연계도 확실하게 가져간다. 그러면서도 한 작품으로서 완성도도 엄청나게 높다.

 

자신의 방패를 자유자재로 쓰면서 적을 제압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멋지기 그지 없으며,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블랙 위도우는 매혹적이다. 비록 적으로 등장하지만 강철팔을 지니고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는 윈터솔져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블록버스터로서 화려한 볼거리는 기본이요. 각 캐릭터의 개성을 하나하나 살리면서도 묵직한 메시지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윈터솔져>를 걸작이라고 하지 않으면 과연 어떤 영화를 걸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로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 이후, 고민하는 블록버스터가 무엇인지, 블록버스터도 무거운 주제의식과 놀라운 완성도를 지닐 수 있다고 <윈터솔져>는 스스로 증명해냈다. 이런 작품을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저 기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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