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괜찮아, 사랑이야’

주작 朱雀 2014. 8.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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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흔히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한다.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것을 서로 희생해야하고, 모든 것이 달달했던 연애시절과 달리 실생활로 부딪치는 것들은 당사자들을 매우 힘들고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 방송에서 장재열은 지해수에게 다소 집요할 정도로 결혼하자라고 말한다. 거기엔 장난기 없는 진지함이 가득 담겨있다. 지해수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결혼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인물이다.

 

 

일단 그녀의 경제적 상황이 그러하다. 물론 장재열은 부자다. 게다가 너무나 쉽게 그녀의 빚을 탐강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자존심은 그걸 거부한다. 장재열은 만난지 얼마 안된 지해수에게 푹 빠졌고, 난생 처음 결혼을 생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왜 그럴까? 그가 만난 대다수의 여자들은 그의 명성과 돈 그리고 잘생긴 외모에만 집중했다. 따라서 그가 침대가 아니라 욕조에서 잔다는 사실만 알아도, 그의 형이 장재범이란 사실만 알아도 어맛 뜨거워라하면서 도망치기 일쑤였다.

 

 

온전하게 서로를 이해해줄 상대를 만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해수는 그런 그의 안성맞춤이다. 지해수는 정신과의사이고 자신도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볼 수 있는 것이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로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투렛증후군인 박수광은 1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그토록 사랑하던 오소녀의 마음을 드디어 얻어냈다.

 

 

 

 

 

 

 

두 사람의 사랑의 키스가 너무나 멋진 것은 둘 다 결여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수광은 긴장하면 알 수 없는 표정과 의미 없는 소리를 내뱉기 때문에 여성과 진지한 관계를 갖기가 불가능했다.

 

 

오소녀는 불행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도망갔고, 그 때문에 아버지는 집안에 쓰레기를 너저분하게 늘어놓는 인물이다. 혹시 그렇게 해놓으면 도망간 아내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그녀는 집에 있는 걸 싫어하고 밖으로 나돌아 다니게 되었다. 그런 그녀는 자신을 오랫동안 봐오고 관심을 준 박수광에게 점점 마음이 열리다가, 그의 가족을 보고 더욱 마음이 열렸다.

 

 

아들의 투렛증후군이 자신의 탓인 줄 아는 권위적인 아버지와 박수광의 다툼은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보고 공명하기 위해선, ‘동감이 되어야 한다. 그건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아니면 힘들다.

 

 

어떤 이가 겪는 문제와 아픔과 고민은 그 처지가 아니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린 누군가를 위로하면서 다 알어 (네 마음)’이란 식으로 말하면 안되지 않을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기꺼이 그 사람의 아픈 마음까지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어제 방송에선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그동안 장재열의 의붓아버지는 어떻게 죽었는지 미스테리였다. 장재열의 형 장재범은 범인으로 지목되어 10여년이 넘도록 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조동민은 장재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조동민은 장재열의 정신증을 알게 되면서, 당시 사건이 벌어졌던 집에 가서 모든 정황을 새삼 그리게 되었다. 바로 범인은 장재범과 장재열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모든 과정을 본 장재열은 차마 어머니를 감옥으로 보낼 수가 없어서 친형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장재열과 어머니가 왜 그토록 형에게 애틋하고 미안해 하는 것인지 모든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장재열의 입장에선 사랑하는 어머니가 자신도 기억 못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내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그래서 그는 형인 장재범에게 차마 해선 안 될 짓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은 누군가를 잘못했다고 하기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의붓아버지에게 매맞는 어머니를 아직 어리고 연약해서 보호할 수 없었던 무력한 사내아이였다면? 어머니의 충동적인 범죄를 밝힐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법정에서 위증을 하고, 죄 없는 형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은 분명히 대단히 잘못한 일이다.

 

 

 

그러나 장재열을 향해서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어머니를 사랑한 나머지 모든 것을 떠앉는 장재열의 모습은 비극적이고 동시에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훌륭함은 단순히 남녀간의 로맨스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남들이 모르는 상처와 아픔을 간직한 우리가 서로를 단죄하려 들지 않고,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끔 유도하는 게 아닐까?

 

 

진정한 의미에서 선한 인물도 악한 인물도 없는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래서 계속해서 볼 수 밖에 없는 드라마가 아닐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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