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판타지는 아직 살아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朱雀 2014. 9. 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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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을 눈앞에서 잃고 그 고통 때문에 삶을 포기한 남자. 그리고 그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전 여자친구의 동생. 여기까지만 읽어봐도 이건 영락없는 신파다. 그것도 오래전에 수명을 다한 듯한.

 

 

그러나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면 사랑이야기는 늘 진부했다. 늘 사랑하는 연인앞에는 커다란 고난과 모진 시련이 동반했다. 그들은 그 위기를 극복하고 결실을 맺던가, 아니면 산산이 부셔져야 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처음엔 예고편을 보고 무척이나 무거운 이야기일거라 예상했었다. 1화 시작부터 교통사고로 눈앞에서 연인을 잃는 이현욱의 모습은 그런 예상을 굳히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화로 넘어가니 의외로 하고 웃음이 튀어나는 장면들이 많았다. 윤세나와 친해지기 위해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집에서 매일 배달을 시키고, 잘 생긴 이현욱에게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빠져드는 윤세나의 모습이 그러했다.

 

 

 

 

 

 

특히 차도녀인 신해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이현욱에게 빠져라 빠져라라는 식으로 주문을 거는 장면에선 흡사 순정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날 20~30대에게 사랑을 말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 그들을 둘러싼 현실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학자금 대출로 인해 몇천만원에 달하는 빚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 그들의 삶에서 어찌 쉽게 인생과 꿈을 말할 수 있겠는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도 크리스탈이 연기하는 윤세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녀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조폭들에게 쫓기고 있다. 그것도 빚 때문에. 그런 그녀의 상황은 또 야?’라는 한숨과 더불어서, 현실의 벽 앞에서 절망하고 있을 오늘날 대다수의 젊은이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극적 장치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현욱은 윤세나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줄 것이다. 그는 AnA의 대표의 아들이자, 이제 새 대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화 마지막에서 이현욱은 자신의 음악을 표절한 혐의가 있는 작곡가 서재영에게 따지려 갔다가 오히려 혼나고 절망한 윤세나에게 그런 식의 말을 한다.

 

 

 

 

 

 

너의 꿈은 고작 이 정도냐?’라는 식으로. 그러나 윤세나의 말처럼,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위해 오늘을 참아도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찌 절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드라마에선 이현욱 같은 이가 도와주지만, 현실에선 그럴 일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판타지는 아직 가능하다! 드라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순 없다.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에 지치고 때때로 포기하고 싶은 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순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마법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현실에 고단한 그대에게 약간의 용기를 주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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