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소통과 공감을 웅변한 ‘아빠를 부탁해’

朱雀 2015. 3.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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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하루를 보내는 네 아빠들의 이야기인 아빠를 부탁해는 공중파 예능으론 참 보기 드물게 심심하기 그지 없는방송이다. 특히 조재현 부녀가 말없이 같이 TV 앞에서 있는 장면은 놀랍게만 다가온다.

 

 

? 오늘날 예능은 항상 시끌벅적하고 정신없이 움직인다. 그런데 딱히 하는 것 없이 서로 말없이 앉아만 있는 부녀의 모습이라니. 그걸 공중파에서 보여준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게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오늘날엔 한 살 차이만 나도 서로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탓일까? 우린 오늘날 뉴스에서 층간소음을 비롯한 사소한 일들로 시작해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는 일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분석과 해결책이 제시되겠지만, 우리가 다른 이들과 소통하지 못하게 된 게 원인이 아닐까?

 

 

돌이켜 보건데, 아파트에서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지만 우린 옆집에 누가 살아가는지 전혀 모른 채 살아가기 일쑤다. 좋다. (양보해서) 옆집의 이웃은 살아가는 공간이 다르니 그렇다고 쳐보자.

 

 

 

 

 

그렇다면 함께 살아가는 가족은? 가족끼리 함께 밥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일주일에 몇번이나 되는가? 오늘날 우리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어느새 가족끼리도 일주일에 한번 제대로 다 같이 모여서 식사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

 

 

아무리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가족끼리 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새 무엇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남보다 낫다라고 할 수 있을까? 조재현의 딸은 아빠가 김치볶음밥을 해주자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김치볶음밥은 정말 쉬운 요리다. 그러나 딸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가 해주는 요리를 맛보게 된 것이다. 다정하기 그지 없는 강석우는 딸이 염색을 해주자, 좋아하면서도 잘 할지 내내 두려워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낸다. ‘아빠를 부탁해의 특장점은 네 아빠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물론 네 아빠들은 각기 배우이자 연예인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딸과 겪는 하루하루의 일상은 대한민국의 일상적인 가정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쉽게 시청자들이 동일시하게 되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만든다.

 

 

 

 

 

 

 

나는 과연 아빠로서 딸에게 잘해주고 있는 것일까? 나는 딸로서 아빠에게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서로에게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관심 있어하는 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또한 그런 이유 때문에 서로에게 무심코 넘어가는 것들이 방송을 통해 우린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자신의 가족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이가 어찌 남을 배려할 수 있을까? ‘아빠를 부탁해는 가족끼리의 공감과 소통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 그리고 그것은 만을 중요시 여긴 나머지 남과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는 우리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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