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왜 나는 분노하는가? '베테랑'

朱雀 2015. 8. 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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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호평하듯 ‘베테랑’은 성룡 영화의 향수를 자극한다. 액션 키드로서 자신의 필모를 기록해나간 류승완 감독은 그야말로 ‘정점’이라 말해도 될 훌륭한 작품을 완성시켰다! 오늘날 이슈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유머와 풍자를 가미하고, 그 사이사이에 액션 장면을 적절하게 버무림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스포일러를 일정 부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점 미리 밝힙니다-




관객으로서 류승완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고, 결말을 보면서 더욱 찝찝해졌다. 재벌 3세 조태오가 보여준 행동을 그야말로 도를 넘는다. 자신의 비위를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일상이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분노를 자아낸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모습은 현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가져왔기 때문에 난감해진다. 그나마 영화기 때문에 조태오는 서도철 형사에 의해서 체포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영화에서조차 조태오는 구속되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끝을 맺는다.



과연 그 이상 진행되었을때 어떻게 될까? 단언컨대 조태오는 징역형을 살아도 가볍게 살거나, 무죄나 집행유예로 풀러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왜? 그가 소속된 재벌가는 아직까지 견고하고 그 힘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곳곳에서 발휘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을 구속시킨 서도철 형사를 과연 신진그룹에서 가만히 놔둘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부하직원에게 매를 드는 조회장의 모습은 아들인 조태오와 별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일개 형사에 불과한 서도철은 결국 옷벗고 경찰에게 쫓겨나지 않을까?



신진그룹과 조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서도철 형사와 배기사 가족에게 과연 미래가 존재할 수 있을까? 참으로 답변하기 난감한 대목이다. ‘베테랑’을 관람하면서 난감한 부분은 영화가 현실을 쫓아가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나름 ‘정의’가 이뤄지고 배기사가 눈을 뜨면서 끝나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게다가 결말부의 격투신도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서도철은 충분히 조태오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음에도 계속해서 얻어맞는다. 자세한 설명이 되진 않지만, 우린 서도철의 행동을 통해서 그가 조태오를 확실하게 감옥에 보내기 위해 스스로를 살신성인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가 얻머맞고 부상을 당함으로써 조태오가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증인이 될 수 밖에 없고, 핸드폰을 통해서 찍힌 영상은 아마도 유투브를 비롯한 여러 곳에 동영상으로 기재되어 조태오와 신진그룹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러나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카타르시스’라고 하는 통쾌함이다! 그런데 주인공인 서도철이 악당인 조태오에게 얻어맞는 장면은 관객의 마음에 천불이 나게 만든다. ‘제발 때려. 맞지만 말고 때리라고’라며 수없이 속으로 외치게 만든다.



물론 마지막엔 미스 봉이 회심의 킥을 날려서 마무리 짓긴 하지만, 그걸로 관객이 통쾌함을 느끼기엔 너무나 부족하다. 영화적 상상력으로조차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건 충분히 이해가지만, ‘어차피 영화인데 좀 더 통쾌한 결말을 지었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영화속 결말마저 ‘판타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극장을 나가는 발걸음이 무겁기 그지 없다. 영화속에서나마 정의를 실현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 이건 누구의 책임일까? 어떻게 해야할까? 길이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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