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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주접떨기(시사)

허경영은 사이버 교주인가?

21세기 대한민국엔 개그맨보다 더 웃긴 정치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허경영. 얼마 전 ‘Call me'란 앨범을 발매하는 그는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 주장하며, 홍대앞 브이홀에 600여 관객과 함께 한 콘서트에선 “다음 콘서트는 잠실운동장에서 1백만 명을 모아놓고 하겠다”라며 특유의 과장법으로 모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다.

공중부양을 하고 축지법을 쓴다는 허경영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경영이 정치인이라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의 황당무계한 이야기에 열광하고 있다.

개그맨들은 그의 행동과 말을 따라하기에 바쁘고, 방송과 인터넷 기사 등에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치 연예인의 가십처럼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를 단순히 ‘웃긴 사람’으로만 봐도 괜찮을까?

허경영은 일명 ‘허본좌’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진심으로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극소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론등으로 친숙해진 그에게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떠올려 보자! 그는 선거법위반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지난 7월 23일 형을 마치고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하자마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왔고, 박태환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 부진했다는 둥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지난 2월 <PD수첩>에서 방송된 허경영에 관한 방송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민주공화당 총재인 그는 “특별 당비를 내면 국회의원을 시켜주겠다”는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었다. 물론 PD수첩과 공개적으로 인터뷰를 하면 “그런 일은 없다”고 잡아땠지만, 일반인으로 가장시킨 이들을 보내면 그런 권유를 했다. 특별당비는 무려 10억원 이었으며, 너무 높은 액수에 사람들이 곤란해하면 깎아주는(?) 미덕을 발휘하기도 했다.

당시 <PD수첩>에 비친 민주공화당의 행태는 사이비교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방송 등으로 허경영 총재에 대해 친숙한 이미지를 가진 일반인들이 찾아오면, 특유의 현란한 말솜씨로 그들을 끌어들였다.

물론 허경영은 그에 대한 죄값을 치뤘고, 그는 이제 새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출소하자마자 그가 벌인 일들과 행동을 봐선 왠지 그런 믿음이 가질 않는다.

2007년 당시 허경이 내세운 공약을 살펴볼까? 결혼하면 각 가정에 1억원을 지원해주고, 출산사면 9천만원의 수당을 준다. 각종 기초생활비 공제혜택과 의료보험 전액 무상. 국민투표로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국가고시 자격제로 한다. 산삼 뉴딜정책으로 천개의 산삼농지를 개발하여 백만명 일자리 창출. 바이칼호 영구 사용. 조선 왕조 부활, 암행어사 제도 부활 등등

듣고 있으면 너무 황당해서 결국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다. 현실 가능성이 제로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린 과연 허경영의 공약에 대해 웃기만 할 수 있을까? 허경영 못지 않은 황당한 747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는 현재 단군 이래 최대공사인 4대강 살리기를 밀어붙이고 있다. 공사비로는 무려 2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국민세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허경영 자신조차 과연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어려울만큼 그의 공약은 황당무계하다. 그리고 다음번 대선때 그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만약 그가 마음을 바꿔 국회의원 등으로 출마하게 된다면 어떨까? 그것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선될 확률은 상당부분 높아지게 된다. 그는 어떤 정치인보다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지니고 있다. 개그맨보다 더 웃긴 정치인인 그를 섭외하기 위해 방송가들은 줄서 있다(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론과 방송은 그의 기행을 단순히 웃음거리로 포장해 대중에게 전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허경영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또한 그렇게 쌓인 인지도는 그가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자산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수긴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기존 정치에 신물이 난 이들가운데는 허경영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개중에는 ‘재밌다’란 이유로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들의 지지를 발판삼아 허경영이 국회로 진출했다고 상상해보자. 그의 사무실로 유력인사들이 인사(?)를 하러 갔다고 생각해보자. 이전에 <PD수첩>에서 보도했던 내용 이상의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허경영은 내가 봤을 때 매우 위험한 사람이다. 만약 그가 여태까지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자신이 말한 정치를 하려한다면 그건 타국과의 마찰을 넘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그가 대통령이 되어 바이칼호를 마음대로 쓰려 한다면 러시아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며, 몽골과 연방국으로 가려 한다면 대한민국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허경영은 대통령에 절대 당선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만약 허경영의 전략을 베껴 써서 자신의 정치권력을 위해 쓴다면 어떻게 될까? 허경영은 특유의 화법과 전략으로 역대 정치인이 이룩하지 못한 자신만의 아우라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좀더 나은 인물이 그의 전략을 참고해 대통령에 당선되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허경영은 분명히 재미있는 사람이다. 짜증나는 일상사에 찌든 대중은 그런 그에게 열광하고 다른 방식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범죄를 저질렀고, 옥살이를 다녀왔다. 겉으로 보기엔 웃기고 어리숙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주장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똑똑한 인물일 수 있다.

언론과 방송사들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 그를 보도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대중이 그의 실체를 판단할 수 있는 최소 근거를 줘야 한다. 지금처럼 단편적인 감각적인 사실만 보도하는 행태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허경영에게 열광하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씁쓸하다. 기존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우린 허경영이란 스타에게 지지를 보냄으로서 풀려고 한다. 그러나 허경영은 어쩌면 우리가 증오해마지 않는 정치인들보다 더 무서운 인물일 수 있다.



  • 2009.09.22 09:24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9.22 09:36 신고

      ^^ 단순히 철없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주장하는 뒤의 모습이 왠지 불안해서요. 너무 희극적인 인물로만 소개하는 언론의 단편적인 모습들이 걱정스럽네요.

  • Favicon of https://skagns.tistory.com BlogIcon skagns 2009.09.22 11:34 신고

    전 무엇보다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 무섭더군요.
    4차원 사고 방식은 창작 예능 쪽으로는
    도움이 될 지 모르나 규칙과 관습이 따르는 사회에서는
    언제나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깐요.
    지금도 뭐 다를 것은 없지만 허경영이 대통령이 되어서
    하고자 하는데로 하면 누가 말릴 수 있을지 참 난감할 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9.22 11:41 신고

      네 지적하신대로 참 무서운 분이지요.
      지금은 권력이 없으니 재밌는 사람이지만, 이분이
      만약 권력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참...

  • 마구잡이 2009.09.22 20:59

    허경영은 절대로 권력을 쥘수 없으니 걱정은 기우에 불과합니다요...
    다만 그의 허풍을 조롱하면서도 그의 매트릭스에 빠지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죠.
    검찰에서 사기 혐의로 집어넣은것도 결국에는 매트릭스 차단에 목적이 있었다고 봅니다...

  • 글쓴이 빠가? 2009.09.22 22:48

    허경영씨 가지고 오바마라. 누가 그 사람을 찍나? 쓸잘데기 없는 상상말고 밥이나 먹으라우

  • Favicon of https://puwa.tistory.com BlogIcon 뿌와쨔쨔 2009.09.23 05:37 신고

    저도 동감입니다. 시대에 따라서 사이비 교주도 변하는데, 허경영씨는 이시대의 분위기에 걸맞는 적절한 사이비 교주같습니다. 저도 그에 대해 떠도는 개그나 패러디는 재미있지만, 막상 그분의 인터뷰를 보면 소름이 돋고 무섭더군요. 혹시라도 저사람을 지지하는 무리가 많아지면 정말 큰일나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주작님 말씀대로 지금 우리 국민이 선택한 사람도 참...

  • sdsds 2009.11.12 17:05

    사이버? 교주가 아니라 사이비 교주 얘기하는거 아니였나???

  • 안녕하세요 처음우연히 들리게 됬는데요 2009.11.26 19:53

    여러 글들을 둘러봤는데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읽는 글마다 공감하고 논리적인 글솜씨에 감탄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