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미쉐린 가이드가 인정한 만두맛집, 숙대입구역 '구복만두'

朱雀 2016. 11. 5. 07:00
728x90
반응형

얼마전 미슐랭 가이드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미쉐린 가이드(http://guide.michelin.co.kr)에선 한국편을 오는 7일 발표하기에 앞서, 빕 구르망 명단을 발표했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말론 ‘가성비 좋은 맛집’ 정도 되겠다.


가격대는 35,000원 이하다. 그 명단엔 내가 ‘가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가지 못했던 곳이 있었다. 바로 숙대입구역에 위치한 ‘구복만두’였다.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많고 많지만, 나를 가장 유혹하는 음식중에 하나가 바로 만두다. ‘구복만두’는 이미 SBS ‘생활의 달인’에 나와 잘 알려진 만두맛집이다.


작심을 하고 찾아가보니 아직 저녁 시간 전이라 별로 사람이 없었다. 메뉴는 구복정통만두(5,000원), 통새우만두(7,000원), 김치만두(5,000원), 샤오롱바오(7,000원) 딱 네 가지 뿐이었다. 호기롭게 네 메뉴를 모두 한접씨씩 주문했다. 별거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자주본 ‘재벌놀이’를 한 것 같아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라는 ^^).

구복정통만두과 김치만두는 겉으로 봐선 전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먹어야만 비로소 알 수 있다.


만두맛집이 그렇지만 이 집 역시 모든 만두를 직접 빚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조리하기 때문에 약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사장님께선 너무나 공손하게 대해주셔서 조금(?) 어려울 정도였다. 조금 기다리니 이곳만의 특급소스로 만든 소스와 단무지 등이 나왔다.


맨 처음 나온 만두는 바로 구복정통만두라는 고기만두였다. 빙화가 붙어있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만두를 아예 쪼개서 내주셔서 조금 아쉬웠다. 다음은 김치만두. 사실 두 만두는 겉모습이 똑같아서 구분이 불가능하다. 속을 봐야지만 구분이 가능하다.


세번째는 모양도 예쁜 통새우만두, 마지막은 샤오롱바오가 나왔다. 새우가 한마리 통째로 들어간 듯한 비쥬얼의 통새우만두는 그 자체로 예뻤고, 만두 하나하나가 따로 철제그릇에 담긴 샤오롱바오역시 먹음직스러웠다. 먼저 구복정통만두를 먹었는데, 풍부한 육즙과 잘 익은 만두소가 몹시나 훌륭했다.


김치만두는 더 감동적이었다! 이전까지 흔히 먹던 김치만두와는 달리 잘 익은 김치와 고기가 잘 어우려져 새콤달콤해서 몇 판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통새우만두는 새우맛과 고기맛이 절묘했고, 샤오롱바오는 흘러넘치는 풍부한 육즙에 그저 행복했다.


네 개의 만두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건 단연 김치만두와 샤오롱바오였다. 다음번에 방문한다면 아마 두 만두만 두판씩 시켜서 먹게 될 것 같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방문해서 포장해가거나 전화로 영업시간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不患 人之不己知 (불환 인지불기지) 患 不知人也 (환 불지인야)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사람들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  -논어 학이편,  손님들을 보라고 붙인 게 아니라 자신이 보기 위해 붙였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몹시나 인상적이었다. 왜 맛집으로 소문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달까? 


아마 최근에 미쉐린 가이드에서 빕 구르망에 소개된 탓이리라. 훌륭한 만두맛집이었고, 미쉐린 가이드 한국편의 빕 구르망에서 소개할만한 맛집이었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빕 구르망 명단의 맛집들도 방문해봐야겠다. 아무리 미쉐린 가이드라도 절대적이진 않겠지만, 세계적인 미식가들이 평가한만큼 참고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