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청춘불패’속의 그녀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朱雀 2009. 10.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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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곤하게 자는 그녀들을 깨우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거기에 더해 화장후의 모습과 현재 모습까지 비교하는 모습은 가학적인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했을까? 아마 화려한 무대위의 그녀들이 아니라 일상속의 그녀들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다른 식의 접근방법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드디어 걸그룹의 7명이 모여 화제가 되었던 <청춘불패>가 그 베일을 벗어던졌다. 그러나 시작부터 놀라고 말았다. 남희석과 김신영은 걸그룹 멤버들의 숙소로 쳐들어가 그녀들의 민낯을 공개하고 말았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마치고 한참 곤히 자고 있을 그녀들을 깨우고, 막자고 일어난 그녀들의 얼굴을 카메라로 잡는 모습에선 웃음보다 그저 아연함이 느껴졌다.

그나마 소녀시대의 써니와 유리는 미리 새벽 4시부터 깨서 화장하고 기다리고 있어서 민낯을 보여주는 걸 막았지만, 대신 타고 오는 버스 안에서 입 벌리고 자는 다소 흉한 모습을 찍히고 말았다.


대한민국 걸그룹의 7명을 모아놓은 <청춘불패>는 눈부신 그녀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볼만했다. 카라의 구하라는 특유의 엉뚱함과 재치를, 소녀시대의 써니는 <패떳>의 박예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과감하게 닭을 잡는 모습과 닭똥을 치우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인력시장에 나가 다섯 시간이 넘도록 네 명의 걸그룹 멤버들(써니, 나르샤, 선화, 효민)과 남희석, 김신영이 콩밭을 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설마 그녀들이 그 오랜 시간 다 할 줄은 몰랐다.

곰태우로 불릴 정도로 예비역의 힘을 보여준 김태우는 구하라와 현아, 유리에게 화장실 만드는 걸 시키다가 결국엔 혼자서 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만든 화장실에 구하라와 유리가 직접 앉는 시범 등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면서 인상이 조금 찌푸려졌다. 심지어 재래식 화장실에 가는 그녀들을 따라가면서 사용후 소감등을 묻는 장면에선 ‘좀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청춘불패>는 ‘리얼 성장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예능 답게, 7명의 멤버들을 시골집으로 데려가 직접 일을 시키고 예전 70-80년대 방식으로 밥을 짓게 하는 등의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골 동네로 가서 ‘인력 시장’형태로 네 명이 선발되어 일을 하고 보수로 음식등을 받고, 나머지 세명의 멤버들은 집을 점차 보수하며 꾸며나갈 모양인 것 같다.

스스로 ‘2군 엠씨’로 지칭하는 남희석과 김신영 그리고 김태우는 각자 역할분담이 어느 정도 된 모양새다. 남희석과 김신영은 직접 ‘삶의 현장’에 뛰어들어 멤버들을 돕고, 김태우는 집에 남게되는 세 명의 멤버들을 도우는 모양새다. 함께 진행으로 들어온 노주현은 처음 예능 출연인 탓인지 아직 조금 붕 뜬 모양새다. 군기반장이자 걸그룹촌(?)의 장으로서 기율등을 잡아갈 모양인데, 좀더 캐릭터성을 잡아야 할 듯 싶다,


저녁밥을 먹은 7명의 멤버에게 노주현은 꼭 한 통화씩만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포미닛의 현아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울었고, 두 번째로 한 시크릿의 선화는 받지 않아 강제로 끊기고 말았다. 세 번째로 한 유리는 티파니가 늦게 받는 바람에 하마터면 끊길 뻔 했다. 매일 보는 멤버에게 건 이유를 묻자, 유리는 어려운 순간을 함께 해줬고 항상 용기를 준 멤버라 그렇다고 했다. 아마 그녀들의 그런 눈물과 진정성 어린 모습을 통해 ‘감동’을 연출하고 싶은 탓이었으리라.

<청춘불패>는 이제 겨우 첫 번째 방송을 시작했다. 따라서 아직 어색하고 일곱 멤버들간의 서먹함도 있어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는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그녀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평상시에는 볼 수 없던 망가지는 모습만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능이니 그녀들이 망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너무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되는 탓이다. 인간적인 모습이란게 화장안한 민낯을 보여주거나, 개인기 등을 보여주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와 차별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려한 연예계의 걸그룹 멤버들로 살아가는 그녀들의 진실한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선 어떤 식의 접근방식이 유효할지, 제작진의 많은 고민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그렇지 못한다면 <청춘불패>의 미래는 절대 장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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