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아바타’가 천만흥행이 가능한 이유

朱雀 2010. 1. 19. 07:00
728x90
반응형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이후 12년만에 내놓은 신작 <아바타>의 흥행질주가 무섭다. 국내에선 17일 현재 누적관객이 약 943만에 달했고, 전세계 시장에서 벌써 16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작 <타이타닉>의 18억 달러를 넘어 20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해외언론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는 물론 국내 외화 역사상 <아바타>가 천만 관객 돌파 신화를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필자는 ‘이야기의 힘’을 들고 싶다. <아바타>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장애인인 전 해병대원 제이크 설 리(이하 ‘제이크’)가 두 다리를 갖기 위해 판도라 행성에 왔다가, 아바타를 통해 원주민 나비족의 삶과 지혜를 채득하고, 회사의 만행에 맞서 판도라의 자연과 원주민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간단히 줄거리를 놓고 보자면 <아바타>는 제 2의 <늑대와 춤을>이라 할 수 있다. 백인 남자가 인디언의 삶에 동화되고 인디언 여성과 결혼까지 하면서 원주민이 되어가는 과정만 놓고 보자면 말이다.

허나 <아바타>는 단순히 <늑대와 춤을>과 비교하기에는 여러 가지 추가된 요소들이 많다. 일단 SF적 외피를 들 수 있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아바타>는 SF영화들에서 나올 법한 요소들을 총동원한다. 광속을 넘나드는 거대 우주선과 각종 최첨단 무기들은 그런 느낌을 강화한다.

또한 제이크가 나비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변환하는 과정은, 오늘날 온라인 게임등을 통해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큰 어필을 한다. 또한 형광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풍광과 나비족의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오늘날 온통 인공적인 도시의 삶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느끼게 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아바타>의 강점은 초반부에 언급했지만 ‘이야기의 힘’이다! <아바타>의 상영시간은 총 162분으로 거의 3시간에 육박한다. 허나 관객은 그 3시간동안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아바타>의 이야기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님에도 너무나 재미있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더불어 최신 CG기술로 제작된 <아바타>는 시각적 향연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아바타>는 현재 약 30% 이상의 관객이 3D로 감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 3D상영기술이 도입된지는 몇 년 되었지만, <아바타>처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없었다. 

이전까지 3D기술을 사용한 작품들은 신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이야기’가 부재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바타>는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거대한 판도라 행성의 풍광과 나비족들이 자연과 교감하고 동물을 사냥하고, 후반부엔 거대한 전투신 등을 다채롭게 집어넣어 그야말오 3D로 보는 즐거움을 톡톡히 관객에게 선사한다.

<아바타>는 애초에 카메론 감독이 아이맥스 3D를 기본으로 제작한 작품이라, 온전한 감상을 위해서는 그것(아이맥스 3D)외에는 대안이 없다. 덕분에 왕십리와 용산등에 위치한 아이맥스 전용관들은 이달 말일까지 예약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누적 관객이 천만이 넘기 위해서는 관객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두 번이상 반복감상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아바타>는 이야기의 힘이 워낙 강한데다, 이모셥 캡처를 통핸 생생한 입체 영상으로 그런 반복감상을 부추긴다.

2D로 감상한 관객은 호기심 때문이라도 3D를 감상할 수 밖에 없으며, 3D를 감상한 관객도 아이맥스 영상이 궁금해서 3D아이맥스로 감상할 수 밖에 없다. 아이맥스 3D로 감상한 관객도 너무나 현란한 극한의 영상쾌감와 멋진 이야기 때문에 재감상을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아바타>의 아이맥스 3D관람료가 기종 영화값의 거의 두배인 1만6천원임에도 불구하고 표가 없어서 못 보는 현 상황이다. 그만큼 관객은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작품을 위해선 지갑을 열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본다.

우리나라도 아마 <아바타>의 영향을 받아 앞으로 3D영화가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아바타>의 천만흥행이 신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몇천년전부터 이어져내려온 ‘이야기의 힘’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물론 이모셥 캡처를 비롯한 신기술은 기존의 3D를 넘어 사람의 눈동자와 피부까지 너무나 현실과 비슷하게 재현해내 놀라움을 선사했지만, 그런 시각적 효과는 불과 10분을 넘지 못한다.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를 분석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