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조PD가 재범을 언급한 이유

朱雀 2010. 4. 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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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뉴스를 통해 조PD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 도중에 ‘재범’을 언급한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공석에서 ‘재범’에 관해 입에 올리는 것을 몹시 자제해왔다(혹시 필자가 잘못 알고 있다면 지적바란다). 이는 워낙 민감한 사안으로 자칫 2PM팬과 재범팬은 물론이요, 사회적으로 불똥이 튀기 쉽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조PD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가장 관심이 가는 아이돌에 ‘재범’이라 밝혀 새삼 그의 ‘힙합정신’을 되새게끔 했다. 조PD는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와 최고의 역량의 가진 회사의 만남이라 해도 역시 음악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조PD는 박재범에 대해 안타까워 했을까? 그가 재범을 언급한 이유를 나름대로 추리해보려면, 우선 그의 가수데뷔부터 현재까지의 행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조PD는 일반적인 가수와는 매우 다른 데뷔과정을 겪었다. 그는 1998년 친구의 권유로 당시 나우누리에 MP3로 자신의 곡인 <이야기 속으로‘를 올리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당시 네티즌들은 신선한 그의 음악에 열광했고, 조PD는 YG의 양현석 사장의 권유마저 뿌리치고 자신의 힘으로 앨범을 내고 활동했다.

스스로 제작자를 선언하며 자신의 레이블을 설립하고 자신의 음반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영입하고 배출시킨 그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또한 2004년 인순이와 함께 <친구여>를 발표해 큰 화제를 불러 있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가 올해 은퇴발언을 한 것은,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가수가 되고 제작자를 겸업하며 후배양성에 골몰해온 그가 우리 연예계의 잘못된 관행과 처사를 누구보다 많이 보고 겪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그의 ‘반골기질’은 사회의 부조리함을 참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힙합정신이란게 무언가? 결국 사회의 부조리와 잘못된 것에 당당히 맞설 줄 아는 용기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힙합은 그저 아이돌과 몇몇 댄스그룹에게 그저 듣기 좋은 댄스음악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재범은 몇 년전 연습생 시절 쓴 몇 개의 게시물로 인해 ‘한국인 비하’논란으로 불거지고,  3일만에 쫓겨나듯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몇몇 찌라시성 언론과 성급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사태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다(거기엔 우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뒤늦은 후회가 네티즌과 대중 사이에서 일어났고, 이는 동정론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자체가 이미 ‘부조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범 복귀’를 말한 박진영과 JYP측은 얼마전, 성명서를 내고 재범과 계약이 해지되었고, 그 이유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한국인 비하논란’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해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키며 그 이유에 대해 갖가지 추측과 소문에 나돌게끔 만들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박재범은 현 상황에선 국내복귀가 어느 기획사든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박재범이 문제가 되고 쫓겨난 상황, 그리고 이젠 전소속사가 되어버린 국내 거대 기획사인 JYP가 박재범과 관련해 보여준 언행은 실로 안타깝고 답답할 지경이다.

그런 상황을 보며 조PD가 그의 재능과 행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언급한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전도유먕한 한 연예인이 뜻밖의 사태로 제대로 피워보지 못하고 쫓겨나듯 미국으로 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계속해서 사람들의 입에 안 좋은 이슈로 오르내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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