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수근의 노출은 꼭 필요했을까? ‘1박2일’

朱雀 2010. 5.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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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1박2일>에선 이수근의 노출장면이 연출되었다. 이유인즉, 1박2일 멤버들이 미나리에 삼겹살을 더 먹기 위해, 세명이 냉수물로 등목을 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었다.

결국 경남 하동에 도착해서 이 벌칙에 대해 의논 결과, 세명에서 두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벌칙 수행자로 이승기와 이수근이 결정되었다. 3월말의 날씨에 지하수로 씻는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이승기는 벌칙수행을 옷을 입은 상태에서 수행했다. 이승기가 벌칙을 수행할 때, 그가 부들보들 떠는 모습이나 바가지로 물을 끼얹다가 중간에 멈춘 것 등은 얼마나 그 상황이 고통스러운지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수근이 벌칙을 수행하게 되면서, 그는 훌훌 벗더니 수건으로 아래쪽을 가렸다. 팬티만 입은 탓이었다. 이수근은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물을 다 받아놨느냐?’며 즉석 상황극을 연출했다. 그리곤 물 바가지를 끼얹자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멤버들은 주위에서 그런 상황을 보며 웃으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이수근 역시 웃음을 더 주기위해 중간에 일부러 더 상황을 끌었고, 은지원 역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추운 이수근에게 바가지에서 천천히 물을 내렸다. 뭐 그건 이해한다 치자, 다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다음 상황에서 였다.

이수근이 열바가지를 다 수행한 다음, 도저히 움직일 수 없다고 하자 멤버들이 옮기다가 중간에 땅바닥에 내려놓는다. 덕분에 이수근은 팬티만 입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찬물을 몸에 끼얹게 되고, 그 상황에서 서로 복수를 위해 물을 끼얹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때부터는 사정없이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수근이 근육질의 몸매가 아님에도 자신의 몸매를 드러낸 것은 어디까지나 ‘시청자의 웃음’을 위해서였다. 멤버들 역시 그런 이유를 알고 있는지라, 서로 웃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상황을 더욱 연출해나갔다. 물을 사정없이 끼얹거나, 천천히 끼얹는 모습은 ‘가학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심했다.

다가, 비록 나중에 블라인드 처리를 하긴 했으나, 중간에 어쩔 수 없이 빨간팬티 차림이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주말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보는 시간대임을 감안하면 좀 민망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뭐든지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게다가 아무리 웃음을 위한 설정이라지만 팬티차림이라던가, 한 사람을 괴롭히는 듯한 상황설정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다.

 

<1박2일>은 그동안 복불복 게임과 벌칙 수행을 통해 웃음을 유발해 왔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면서, 이젠 ‘식상’해져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웃음을 주기 위해선 강도를 강하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식의 반복이 이루어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웃음이 아니라 이맛살을 찡그릴 수 밖에 없게 된다.

<1박2일>은 분명히 우리나라 산천을 돌아다니면서, 그 고장을 알리고 관광상품을 개발해내고, 지방 주민들을 위해 분명히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예능적 부분에서 너무 과도한 설정과 벌칙 수행은 시청자에게 오히려 혐오감만 키울 수 있다. 어제 방송분에서 <1박2일>의 그런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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