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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이야기 196

‘007 스펙터’는 왜 지루할까?

땀내나는 액션을 벌이는 007.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제임스 본드는 이전의 본드와 이 한줄로 확실하게 차별된다. 역대 007 가운데 가장 많이 캐스팅되자마자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영화가 개봉되자 다니엘 크레이그는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던 ‘007’ 시리즈를 새롭게 되살려낸 장본인이라 할만하다. ‘007 스펙터’는 관람한 이라면 모두 인정하겠지만, 엔딩이 묘하게 끝난다. 뭐랄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과 작별을 하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작품을 관람한다면 다들 자연스럽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과 헤어질 수 있게 될 것 같다-뭐 이렇게 엔딩을 하고도 얼마든지 다음 작품에서 돌아올 수 있지만- 안‘007 스펙터’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제 완숙한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허..

왜 우린 불가능에 도전하는가? ‘하늘을 걷는 남자’

‘하늘을 걷는 남자’는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결말이 보이는 작품이다. 아니, 딱히 알지 않아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알 수 밖에 없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본 서커스 줄타기 묘기를 보고, 한눈에 반해 평생을 이길에 매진하기로 마음 먹은 필립(조셉 고든 레빗)은 치통 때문에 치과에 왔다가 우연히 세계무역센타 건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필립은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줄을 연결하고 그 위를 걸을 상상을 하게 된다! 자! 관객은 이제 그가 그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성공할 것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린 당연히 그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감하게 되고, 그 어려움을 주인공이 어떻게 하나하나 이겨내고 나갈지를 기대하게 된다. ‘하늘을 걷는 남자’은 영화 내내 필립의 수다스러운 독백에 따라 진행된다. 실제 ..

‘에베레스트’는 왜 인기가 없을까?

지난 9월 24일 개봉한 ‘에베레스트’는 1주차가 조금 넘어가는 이 순간에 개봉관이 의외로 적다. 물론 ‘사도’를 비롯한 다른 영화들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왜 에베레스트라는 세계 최고봉을 무대로 하고, 워킹 타이틀이 제작하고, 제이슨 클락-키이라 나이틀리-제이크 질렌할 등의 쟁쟁한 명배우들이 포진한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일면 왜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뭔가 극적인 사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클리프 행어’를 비롯해서 여태까지 산을 무대로 한 영화들은 등산가들끼리의 경쟁이라든가, 크레바스와 산사태 등 갖가지 사건이 긴박하게 벌어지면서 보는 이를 숨막히게 했다. 산 자체가 주는 압도감과 인간군상들이 벌이는 음모와 배신 그리고 액션은 볼..

웃음과 추리를 둘다 잡았지만, 다소 불편한 유머 코드! ‘탐정 : 더 비기닝’

‘탐정 : 더 비기닝’은 보고 난 뒤의 기분은 묘하다. 왜냐하면 예상과 달리 적당히 웃길 줄 알면서도 추리물적인 요소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본 이들이라면 금방 윤곽을 잡아내고, 범인까지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추리물이 별로 나오질 않는 상황에서 이 정도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은 꽤 놀랍게 다가온다. 또한 성동일과 권상우의 조합은 의외의 케미를 발산한다. 권상우가 연기하는 강대만은 범죄사건만 보면 기웃거리는 철없는 남성이다. 만화방 주인인 그는 생계걱정은 뒷전이고 오로지 경찰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셜록놀이에 집중한 인물. 반면 광역대 출신 노태수(성동일)은 전설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탁월한 경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대만을 한심하게 여기면서 면..

마블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앤트맨’

‘앤트맨’을 보기 전까지 ‘마블도 이젠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했었다. ‘캡틴 아메리카’, ‘토르’, ‘아이언맨’,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까지. 마블 유니버스는 이제 확장할대로 확장해서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앤트맨’을 보면서 그 생각이 산산이 깨져버렸다. ‘앤트맨’의 주인공인 스콧 랭은 전과자다. 물론 그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사장이 불의한 일을 저지르자, 이에 항의하다가 결국엔 회사의 서버를 해킹해서 고객들에게 (그들의 원래재산이었던) 돈을 돌려주었다. 의적(?)이라고 해도 좋겠지만, 그는 그 일로 징역을 살고 말았다. 게다가 그는 전과자란 이유로 인해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아내와는 이혼하고 사랑하는 딸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

명대사강박증에 빠진 한국영화들

한국영화의 특징을 꼽으라면 그중 첫번째로 욕설과 비속어가 대사에서 많이 쓰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TV는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활용어수준(?)으로 쓰는 가벼운 욕설조차 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아무리 악당이라도 바른 생활(?)에 준하는 대사들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 이유일까? 한국영화를 보면 한이라도 풀겠다는 듯 입에 걸레를 물었는지 엄청난 비속어와 욕설의 향연을 들을 때가 많다. 분명 관객에 따라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겠으나, 굳이 평범한 언어로 이야기해도 될 것을 가지고 무리하게 욕설로 이어가는 건, 분명 과한 부분이다. 두번째는 어떻게든 명대사를 만드려는 노력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천만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베테랑’도 여기에 낄 수 있을..

'암살'과 '베테랑'의 쌍끌이 흥행의 의의는?

8월 18일 현재 ‘암살’은 10,915,042 명이며, ‘베테랑’은 7,229,143 명으로 집계되었다. 둘다 당연히 현재 관객동원수다. ‘베테랑’은 현재 무난하게 천만돌파할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재 여름 극장가를 쌍끌이 흥행하고 있는 두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오달수가 공통적으로 출연한다는 점? ‘암살’엔 총격신, ‘베테랑’엔 격투신과 같은 액션신이 있다는 점?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 아마도 공통점을 찾고자 마음 먹는다면 밤새도록, 읽는 이들이 지겨울 정도로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지 말야할 점은 무엇일까? ’암살’은 국내 상업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친일파 처단을 앞세우고 있다. 그 대상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이다 . ‘..

이러니 반할 수 밖에! ’숀더쉽’

포스터만 봐도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바로 ‘숀더쉽’을 말함이다. 1997년 개봉된 ‘월레스와 그로밋’을 보고 얼마나 컬쳐쇼크를 받았던가? ‘아니! 어떻게 클래이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기발하면서 재미있으면서 게다가 속도감까지 있을 수 있지?’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점토를 이용해서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캐릭터와 상황을 만든다음 한 프레임씩 끊어찍어서 완성된다. 영화한편을 만들기 위해서 그 수고러움을 몇 만번이나 반복해야할까? 말만 들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그런 클레이 애니메이션에서 속도감이라니?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바로 ‘월레스와 그로밋’에서다! 그리고 이번 ‘숀더쉽’ 역시 마찬가지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그로밋 대신하는 재기발랄한 주인공 숀은 일탈을 꿈꾸는 평범한 양(?)이다. 그런데..

한국 무협영화의 한계와 강점을 동시에 보여준 ‘협녀, 칼의 기억’

아쉬움은 정말 많다. 많은 이들이 지적한 대로 몇몇 CG부분은 분명히 어색했다. 할리우드와 중국 무협액션영화에 눈높이가 맞춰진 관객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실망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최근 무협영화를 시도한 적이 얼마나 있었는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너그럽게 봐줄만 하지 않을까? 게다가 스토리라인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무척이나 훌륭하지 않았는가? 또한 무협 영화이긴 표방했지만 결국 사랑이야기를 주요하게 진행되었다. ‘협녀, 칼의 기억’는 왜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삼았을까? 무인들이 칼을 잡고 다스렸던 ‘무인시대’를 염두에 둔 탓인 듯 싶다. 이름이 좀 바뀌었지만 최고권력자 이의명은 당시 이의방, 이의민등의 절대권력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결국 최고권력자가 되는 유백의 모습은 천민에서..

왜 나는 분노하는가? '베테랑'

많은 이들이 호평하듯 ‘베테랑’은 성룡 영화의 향수를 자극한다. 액션 키드로서 자신의 필모를 기록해나간 류승완 감독은 그야말로 ‘정점’이라 말해도 될 훌륭한 작품을 완성시켰다! 오늘날 이슈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유머와 풍자를 가미하고, 그 사이사이에 액션 장면을 적절하게 버무림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스포일러를 일정 부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점 미리 밝힙니다- 관객으로서 류승완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고, 결말을 보면서 더욱 찝찝해졌다. 재벌 3세 조태오가 보여준 행동을 그야말로 도를 넘는다. 자신의 비위를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일상이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분노를 자아낸다. 그러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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