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연극 를 보기 위해 대학로로 나섰다. 그리고 를 보는 내내 깊은 상념에 빠졌다. 는 제목을 보는 순간 알겠지만, 우리 시대의 명퇴자의 긴 하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명예퇴직한 나삼남씨는 오늘도 고달픈 하루살이 중이다. 그는 명퇴한 이래 안방에서 쫓겨나 소파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 백수인 아들 방에서 자고자 기웃거렸으나 거부당했고, 졸업을 앞둔 딸방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집에서 잘 곳이 없어 소파에서 자는 ‘노숙인 아닌 노숙인’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나 그는 집안의 가훈인 ‘가화만사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그 사이 강도를 하러 온 같은 처지의 명퇴자와 친해지고, 못된 계획(?)을 짜는 아들의 감싸는 등. 비록 가장으로서 권위는 잃었지만 아버지의 도..